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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서 '新남방 외교전' 박차

문재인 대통령은 24일부터 27일까지 3박 4일간 부산에서 머무르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하고 한국을 찾은 아세안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하는 등 '신남방 외교전'에 박차를 가했다.

이번 특별정상회의는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로,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 온 신남방정책의 중간결산이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행사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발판 삼아 아세안과의 관계를 주변 4강(미·중·일·러)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미·중 무역갈등에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등이 맞물리며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가중하는 가운데 외교·시장 다변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시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문 대통령은 특별정상회의 이후 이른바 '부산선언'(평화·번영과 동반자 관계를 위한 한·아세안 공동비전 및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을 채택해 이런 구상을 구체화했다.

특히 정상들은 공동비전에 "역내 교역과 투자를 활성화하고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한다"라는 문구를 담았다.

문 대통령과 정상들은 '공동의장성명'에서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타결을 환영했고, 2020년 협정에 서명할 수 있도록 잔여 쟁점을 해결하는 데에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국과 아세안의 역내 자유무역 강화로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를 함께 넘어야 한다는 인식을 담아낸 셈이다.

사상 첫 한·메콩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여기에는 메콩강 유역 국가인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 등 5개국이 참여했다.

이 국가들은 연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아세안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청와대는 매력적인 '블루오션' 메콩 국가들과의 협력이 한국 경제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아세안 9개국 정상과 연쇄 정상회담을 진행 중이다.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24일에는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 각각 정상회담을 한 문 대통령은 25일 부산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26일에는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소화했다.

27일에는 서울로 이동해 청와대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정상회담 및 만찬을, 이튿날인 28일에는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과 오찬을 한다.

인도네시아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최종 타결을 선언했다.

필리핀과는 바나나·자동차 품목을 중심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조기성과 패키지'에 합의했고, 내년 상반기 중 전체 타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싱가포르 표준협력 양해각서(MOU), 한·브루나이 ICT(정보통신기술) 협력 MOU, 한·태국 과학기술협력 MOU 개정 등이 이뤄졌으며, 한·말레이시아 ICT MOU 체결을 추진키로 하는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정부 간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스마트시티 관련해서도 싱가포르, 브루나이 2개국과 한국 정부 간 양자 협력 MOU를 맺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문 대통령은 27일 SNS에 글을 올려 "아세안 열 개 나라들과 우정을 쌓으며 우리는 더 많은 바닷길을 열었고 이제 부산에서부터 육로로 대륙을 가로지르는 일이 남았다. 어려운 고비와 갖은 난관이 우리 앞에 있더라도 교량국가의 꿈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세안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해 '교량국가'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