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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BMW 그룹 코리아, 영화 '블랙 머니' 언론사에 보여준 이유는

BMW 그룹 코리아가 지난 5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에 소재한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BMW Movie Day'란 행사를 개최했고 영화 '블랙 머니' 상영을 기자들에게 제공했다.

이날 저녁 행사장에 도착했다. CGV로 알고 간 곳이었는데, 건물에 'BMW' 엠블럼이 보여 멈칫했다. "저게 뭐지?" 생각했다. 이 때까지는 그간 BMW 그룹 코리아가 해당 건물에 무엇을 만들어둔 것인지 알지 못했다. 이 곳은 지난 5월, BMW 그룹 코리아가 새롭게 선보인 브랜드 전용관이었다. 복합문화공간이다. 저녁 식사로는 쉐이크쉑 버거가 제공됐다. 옆 건물에는 쉐이크쉑 청담점이 자리하고 있었다.

'순간을 향유한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평면에서 입체, 곡선에서 직선의 디자인 컨셉으로 구현했다. "머무는 공간인 라운지와 몰입되는 공간인 'BMW 시네마'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고 설명한다. 5층에 이쓴 'BMW 시네마'는 최대 130석까지 수용 가능한 복층 구조의 전용 상용관이다. 내외부 곳곳에는 'BMW 시네마'의 디자인 컨셉을 형상화한 다양한 인테리어 요소를 적용, 럭셔리한 감성을 구현했다고 전하고 있다.

1층에는 '더 모멘트'라는 라운지가 있다. 라운지에 조성된 특별 전시공간에서는 연내 출시를 앞둔 다양한 럭셔리 클래스 모델이 차례로 전시된다고 BMW 그룹 코리아는 전한 바 있다.

이 곳은 BMW의 럭셔리 클라스 마케팅 강화 차원으로 마련된 곳이다. 자동차 회사가 이런 곳을 마련한 것을 처음 봐 이색적이었다. 이런 것도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강하게 전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에 대한 측정과 비슷한 면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단순히 전통적 사회에서 "우리 제품 사"라고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잠재 고객을 위해 차 외의 다른 것을 제공하고 있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BMW 그룹 코리아가 이 곳에 대해 댓가를 바라지 않는 차원으로 영역을 조금 더 넓힌다면, SK그룹이 주장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 추구에 대한 측정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이날, 버튼을 통해 시트 조절이 가능한 편안한 의자에 앉아 영화를 봤다. 영화 '블랙 머니'의 내용은 다름아닌, '론스타'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과거, 본지 재경일보가 그토록 집중했던 그 사건에 대한 내용이었다. 사전에 이 영화에 대해 알지 못하고 갔었는데, 실화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와 관련한 내용을 바탕으로 영화화 됐다.

장르에 대해 '범죄'라고 나오는데, 단순히 즐기는 영화가 아닌 매우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다. 해당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취재가 필요했을 것이다. 단순한 사안이 아니며 줄거리에 적시 돼 있듯, '대한민국 최대의 금융 스캔들'이기 때문이다. 현재도 국제중재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이며 내년, 해당 재판에서 우리나라가 패소할 확률이 99%라고 알려진다. 그렇게 되면, 피해 보상액으로 5조를 물어야 한다. 이 돈은 우리들의 세금으로 낸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03년 벌어진 일이며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라는 곳이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 막대한 이익을 챙긴 일에 대한 내용이다. 외환은행은 지난 2015년 하나은행과 공식정으로 합병 절차가 마무리 된 상태다. 법인상 존속회사는 외환은행, 소멸회사는 하나은행이다. 현재는 'KEB하나은행'이란 명칭으로 운영되고 있다. 론스타는 지난 2012년 2월, 외환은행 지분을 하나금융에 3조9100억원에 매각했다.

언급한 피해 보상액은 론스타가 지난 2012년 11월,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한국 정부의 승인이 늦어졌다는 이유를 들며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 나라는 매우 시끄러웠다. '론스타의 저주'라는 말까지 들려질 정도였다. 론스타로 인해 '먹튀'라는 말이 한국서 많이도 씌여지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누군가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 무서운 사건으로 그려진다. 감시하는 눈이 있고 교통 사고로 목숨을 빼앗는다. 해당 사건과 관련, 아직까지도 이 일에 대해 고발하고 있는 이들이 있기도 하다. 영화는 이 희대의 사건에 금융감독원, 대형 로펌, 해외펀드 회사가 뒤얽혀 있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고 거대한 금융 비리 사건이라는 것을 전하고자 하고 있다.

주인공인 양민혁 검사는 사건을 파헤치고 의리를 지키며 해당 사건을 고발하는 중요한 인물로 나오는 반면, 그토록 중요한 일을 뒤로하고 자신의 이득을 차리는 배신의 인물들이 있기도 다.

마지막 장면이 매우 인상적인데, 지난 2003년 9월에 있었던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의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취득 승인안 의결의 과정이 전개되며 해당 회의의 위원으로 들어간 김나리가 여러 고민의 과정을 거쳐 배신의 길을 택하게 되는데, 모든 것이 끝난 것을 판단한 양민혁이 울부짖듯 비리를 고발하는 장면이 나온다. 해당 장면에서는 가슴이 뜨러워지고 인간이 어떤 길을 가야하는지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BMW 그룹 코리아가 해당 영화를 언론사에 상영한건 이유가 있었다. 영화에서 김나리가 타던 흰색의 차는 BMW '5시리즈'다. 차량 실내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때 스티어링 휠에 붙어 있는 'BMW' 엠블럼이 반 정도 보이기도 한다. 간접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

BMW 그룹 코리아가 언론사의 기자들에게 맞는 영화를 보여주기 위해 이 시간을 마련한 것일텐데, 기자 또한 불의에 대해 어떤 정신을 갖추고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