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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증권자금 순유출 13개월 만에 최대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및 채권 투자자금이 13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빠져나갔다. 한국은행이 10일 공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중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주식 및 채권자금을 합해 총 39억6천만달러(약 4조7천억원)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해 10월(42억7천만달러)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주식자금 순유출액이 24억4천만달러, 채권자금 순유출액이 15억2천만달러였다. 주식자금 순유출액은 지난 5월(25억8천만달러 순유출), 채권자금 순유출액은 지난 1월(32억3천만달러) 이후 각각 가장 많았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8월(19억5천만달러 순유출) 이후 4개월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 주식자금 순유출 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5월과 8월, 11월은 전 세계 투자기관이 참고지표로 활용하는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의 변경이 있었던 시기다. 이 기간 MSCI 신흥국 주식지수는 중국 비중을 늘리고 한국 비중을 줄였다.

MSCI의 지수 조정과 더불어 미·중 무역 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중(對中)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약화한 점이 자금 이탈을 가속한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행진은 MSCI 지수 변경이 마무리된 뒤인 이달 초에도 이어졌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전날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최근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은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MSCI 지수 조정이 중첩된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채권자금 순유출은 일부 만기가 도래한 물량이 있는 데다 차익 실현성 매물이 나온 영향인 것으로 한은은 파악했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9개월 연속 국내 채권을 순매수한 바 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자금 이탈과 달리 한국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는 하락했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28bp(1bp=0.01%포인트)로, 전월 대비 4bp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는 26bp(9일 기준)로까지 떨어져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1월 1일(25b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 금융파생상품으로, 이 상품의 가격(프리미엄)이 내렸다는 것은 부도 위험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외환시장 변동성도 낮아졌다. 11월 중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평균 변동폭은 3.6원으로 전월보다 0.3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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