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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기아차 3세대 'K5', 기능 집중하다 정체성 놓쳤나

현대자동차 '쏘나타'는 8세대다. 반면, 기아자동차 'K5'는 3세대다. 예상보다 짧은 역사에 의외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 보인다. 기자가 타고 있는 차는 '2013 K5'인데, 이 때문에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는 없었다. '쏘나타'는 지난 1985년 출시됐고 'K5'가 첫 선을 보인건 지난 2010년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해 '형제지간'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또, 두 중형 차량이 경쟁을 하고 있다고는 하나, 역사적으로 출발된 시간에서 큰 차이가 나고 정체성에 있어 두 차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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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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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K5'는 8세대 '쏘나타'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고 있다. 이 정도가 같다는건 이름만 다르고 비슷비슷한 차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볼 수 있겠다. 차를 알면 알수록 차가 왜 필요한 것인지, 왜 사야하는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결국, 이동수단이라는 점에서 생각의 출발이 시작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어떤 이는 특정 차종을 좋아하기도 한다.

기능의 중요성이 있다. '오토 홀드'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또한, 기능의 중요성이라는 것이 있으나, 그 차량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잘 살아있는지가 중요하다. 차량 선택 시, 해당 차를 사고자 하는 이는 그 차량을 기본적으로 좋아해야 좋다. 이것이 가장 좋은 흐름이 될 듯 하다. 차 구매는 기본적으로는 이런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형편에 맞게 말이다.

그러나, 이번 'K5'에서는 이 같은 정체성을 찾아볼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번에 시승한 차가 '쏘나타' 8세대에서 보던 '빌트인 캠' 같은 기능들을 이번 'K5'에서도 볼 수 있기도 하는 등 기능면에서는 좋은 것들이 많았으나, 'K5'의 고유 특징이 뭔지가 잘 잡히지는 않았다. 물론, 상품성면에서 수준이 높다면 그걸로 좋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도 그렇듯 차 또한 고유 색깔이 있어야 한다. 자신만의 색이 있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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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K5'는 거칠게 선을 그어 디자인한 듯한 헤드램프에서 턴 시그널을 켤 때 들어오는 주황빛 불빛은 매력적이었다. 가끔은 과감한 스케치가 더 매력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턴 시그널 불빛이 켰다, 꺼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심장이 뛰는 모습을 보고 있는 듯했다. 차량 전면에 서 보면, 차가 낮게 깔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전체적으로 전고가 낮춰져 있다. 전면에서는 쉐보레 '카마로'가 연상이 되기도 하며 후면의 점선 디자인에서는 지능형 차량을 떠올리게 한다.

실내 구성은 외관 디자인에 비해 훨씬 중요하다. 어디 하나가 맘에 들지 않으면 해당 차 자체에 대한 구입을 꺼리게 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전에 도요타 4세대 '프리우스'의 경우, 오른편 팔걸이 위치 조절이 되지 않는데, 이 때문에 스티어링 휠 조작 시에 콘솔박스 뚜껑 부분에 오른쪽 팔꿈치가 걸리는 현상을 경험했다. 이 때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운전석 왼편 팔걸이 부분을 매우 중요하게 보는데, 이 곳이 불편함을 주고 있게 되면 큰 불편 요소로 다가온다. 이런 점 때문에 매우 신중히 차량 실내를 만들어야만 된다.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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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우드 장식은 차량에 고급감을 주고 있었고 송풍구 하단에 새겨진 조각 문양이 엠비언트 라이트 디자인으로 동일하게 적용됐다. 엠비언트 라이트는 주행 모드 변경에 따라 색깔이 변화된다. 해당 기능은 운전자의 감성적 몰입감을 제공한다. 시트는 고급감이 있지만 편안하다는 느낌 까지는 주고 있진 못했다. 전자식 변속 다이얼은 공간성에 더 나은 부분이 있기도 하고 진보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나, 어느 순간 잘못 조작하면 사고 위험성이 있기도 했다. 실제로 시승 중, 주차 과정에서 모드 변경에 헷갈리는 상황이 순간 발생해 조금 위험한 상황이 있기도 했었다.

무선 충전은 스마트폰을 세로로 세워두는 방식이고 컵 홀더는 큰 것과 작은 것으로 달리 돼 있다. 공조 장치는 터치식으로 변화했다. 조작이 편리하며 시대에 맞는 변화라고 느껴지긴 하나, 온도를 급히 올리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 때는 다이얼 방식이 편하다. 이런 때에는 단점으로 여겨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운전석 왼편 팔 걸이 부분은 각도가 없는 일자 형식으로 돼 있어 편하고 푹씬한 편이다. 오른편 팔걸이도 편안했다. 모든 창문 여닫음은 자동이다.

뒷좌석에는 측면 수동 선커튼이 마련 돼 있고 송풍구 하단에는 시거잭과 급속 충전용 USB 포트가 마련 돼 있다. 뒷좌석 시트는 등을 대보면 편한 각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간은 워낙 넓고 특히, 머리 윗 부분을 잘 파 놔, 공간감에서 매우 유리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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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박성민 기자>

계기판에서 바늘이 모두 사라지고 마치 스마트폰을 보는 듯한 형태로 변한 것은 획기적이다. 식상한 타 계기판과는 다른 형태다. 12.3인치 테마형 클러스터는 날씨, 시간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바뀐다. 이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으나, RPM 바늘이 움직이는걸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에게는 단점이 될 수 밖에 없는 점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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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성민 기자>
​ ​ <사진=박성민 기자>

아웃 사이드 미러의 위치가 낮아졌고 탑승 시 보는 미러의 디자인이 젊은 감각으로 변했다. 트렁크는 닫을 때 안쪽에 손잡이가 없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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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안전 장치는 매우 스마트하다. 이번 'K5'의 장점이겠다. 이제는 차가 하드웨어만 잘 만들어서는 상품성을 높일 수 없는 시대가 확실히 됐다. 턴 시그널을 켜면, 해당 편 장면이 계기판 화면을 통해 영상으로 제공된다. 그저 사이드 미러로 상황 판단을 하는 것에서, 차량접근경고 기능으로 발전했고 여기에서 한단계 더 나아간 형식이다. 혼다 '어코드'에도 해당 기능이 있는데, 이 제조사의 경우에는 우측만이 제공된다. 이번 'K5'에서의 해당 기능은 야간에도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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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운드 뷰 기능은 고립 돼 운전하는 환경에서 해방시켜 주는 기능이며 카카오 아이 음성 인식 기능은 운전자에게 터치 방식에서 한 차원 더 진일보한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다. 음성으로 위치 검색을 해줄 뿐만 아니라, 이번 'K5'에서는 차량 창문을 열어주기까지 한다. 시승 과정에서 헤드업 디스플레이 경우는 차량 속도 제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활성화 상태에서 차량 속도 수치 정보를 많이 보게 됐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은 지능형 차량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다. 손과 발에 쉼을 제공한다는 점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지각만으로 운전을 해도 되지 않도록 해주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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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의 차간 조절을 제공하고 있으며 고속도로주행보조(HDA)는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스티어링휠과 패달 조작을 돕는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조작 상황에서는 스티어링 휠 미소지 시, 계기판 오른편에 경고 이미지와 경고음이 작동된다. 미소지 상태를 오랫동안 지속하게 되면, 차로유지보조(LFA)가 해제 되는데, 그러나 다시 차로유지보조가 자동 활성화 됐다. 이런식으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계속 작동이 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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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의 두께는 두꺼운 편이었으며 고급감이 뭍어 있기는 했으나, 재질이 미끌미끌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어 보였다. 핸들 조작감은 편안하며 여성이 운전해도 뻐근함 없이 조작할 수 있는 정도다. 주행 모드는 스마트/에코/컴포트/스포트/커스텀이 제공되고 있다. 스마트 모드를 자주 사용하게 됐는데, 주는 주행 느낌이 제일 좋아서 이기도 했다. 가속 정도에 따라 계기판에서 수치화해 보여준다. 모드별 느낌 차이가 크진 않지만 구분은 됐다. 에코에서는 부드럽고 가속감이 줄어들었으며 컴포트에서는 도심에 맞는 주행 감성으로 변화됐고 스포트에서는 움직임이 살짝 거칠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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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가속을 해보면, 잘 달리거나 빠르게 몰아 붙이는 차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형 세단을 이렇게 타는 사람이 많지도 않다. 그렇게 타려고 산 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진행된 시승회에서는 1.5 터보가 시승 차로 제공 됐는데, 터보로는 좀 달릴 수 있겠지만 말이다. 브레이킹 감성은 좀 급하게 잡히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으며 시승 차인 스마트스트림 L2.0의 복합연비는 9.8km/l인데,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을 반복하니, 5.0km/l가, 다른 날 스포트 모드에 두고 가속을 했을 때는 6.6km/l, 도심 주행에서는 9.8km/l, 스마트 모드로 둔 채 주행 했던 때에는 10.3km/l가 표시됐다.

스마트스트림 G1.6 T-GDi에는 8단 자동이 적용되기도 하나, 2.0에는 6단 자동이 채용됐다. 전자식 변속 다이얼이 적용됐기 때문에 수동 변속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스티어링 휠에 패들 시프트가 적용 돼 있다.

기아차는 세계에서 자동차 부분서 12위에 자리하고 있으나, 상술한 '정체성'이라는 면을 생각했을 때 대규모 제조사가 아니더라도 특정 브랜드와 차종을 좋아할 수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국제적 지위가 있더라도 차 하나를 볼 때는 정체성 부분이 미흡하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서비스 면에서 고민이 들겠으나, 이 점도 중요한 것이라 놓칠 수 없는 부분인 것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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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K5'가 판매량에서 '쏘나타'를 앞설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오지만, 그렇게 생각되지는 않는다. 언급했듯, 두 차량이 파워트레인 등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먼저 출시된 차가 '쏘나타'이고 정체성 면에서도 '쏘나타'가 더 잘 자리가 잡혀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쏘나타'는 출시 과정에서 스마트한 차를 제공하겠다는 것을 강조하며 나왔고 실제로 8세대 '쏘나타'에는 현대차가 크게 역량을 투입하 차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디자인도 파격적으로 변했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정체성을 잘 잡았다는 판단이 든다. 이번 'K5'에 대해 "좋은 기능들이 많으나, 정체성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라는 평가를 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