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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우한 넘어 급속전염 우려...”예기치 못한 경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병지인 중국을 벗어나 예기치 못한 경로로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 급속한 전염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가 주목한 장소는 중국 톈진의 한 백화점, 홍콩의 아파트, 프랑스의 스키 샬레(오두막)다. 이 공간들은 신종코로나 발원지인 중국의 우한을 한참이나 벗어나 있지만 최근 집단적인 발병을 일으켜 주목을 받은 곳이다.

이들 세 장소는 중국발 코로나19가 발원지를 넘어 빠르고 멀리 퍼지는 능력에 대한 우려를 낳는 공통점이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중국 톈진에서는 전체 확진자 중 3분의 1가량이 바오디구에 위치한 특정 백화점과 연관된 것으로 시 당국은 보고 있다.

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톈진시 확진자 102명 중 최소 33명은 이 백화점 직원 또는 고객이거나 이들과 접촉한 이들이다. 이미 1만1천명 이상의 시민들이 격리 중이고 그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최근 이 백화점을 방문한 적이 있다면 연락을 취해달라고 확성기 등을 사용해 촉구하고 있다. 또 바오디구 일부 지역에 24시간 경비원을 배치했고, 일부 지역 주민에겐 이틀에 한 번꼴로 집 밖을 나올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바오디구청장은 "백화점이 우한 해산물 시장이 되지 않도록 하라"고 말했다.

이런 발병은 건강뿐 아니라 정치적 피해도 키우고 있다고 NYT는 밝혔다.

중국 정부는 발병지인 후베이성 보건당국인 위생건강위원회의 장진(張晋) 당 서기와 류잉즈(劉英姿) 주임을 면직했다.

당국은 복수의 감염자가 발생한 학교·공장·쇼핑센터·의료시설 등 군집(cluster)의 역할을 강조했다. 중국 질병통제센터 관계자는 "중국에 1천개에 가까운 군집이 존재하고, 83%가 가족 사이에서 감염된다"고 말했다.

홍콩의 한 아파트도 최근 확진자가 거주하던 건물의 '밀폐되지 않은' 파이프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아파트 주민 1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13층 주민이 확진 판정을 받은 상황에서 10층이나 떨어진 3층에 사는 이가 이후 감염된 경우다. 배설물을 옮기는 파이프라인이 배기관과 이어져 배설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환풍기을 통해 아래층 화장실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이는 병원균이 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입자 또는 액체방울로 감염되는 '에어로졸 감염' 우려를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NYT는 이 소식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경험했던 홍콩을 더욱 뒤흔들었다고 전했다. 당시 홍콩에서 329명이 감염돼 42명이 사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때도 불량 배관을 통한 확산 가능성을 제기했다.

프랑스 스키 샬레 사례의 경우 코로나19가 사람 간 얼마나 빨리 전염될 수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국인 스티브 월시는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프랑스의 스키 리조트로 여행을 가 그곳 오두막에서 다른 영국인들과 함께 지내면서 이들 중 5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겨 '슈퍼 전파자'가 됐다.

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포럼에서 "중국이 가장 심각하지만 코로나19는 전 세계에 매우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텐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