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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1차 유행 선방…2차 유행 가능성에 '긴장'

지난달 20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첫 환자 발생 이후 한 달가량이 흐른 18일 현재까지 방역 당국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코로나19를 막아냈다고 자평한다.

일본과 싱가포르, 홍콩 등 우리나라와 교류가 많은 이웃 국가들에서 역학적 연결고리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사례가 잇따르는 데다, 중국에서 춘제(중국의 설) 연휴 후 인구이동 등으로 언제든 국내서 2차 유행이 벌어질지 모르는 만큼 긴장은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내서도 해외여행 이력이나 확진자와의 접촉 이력 등이 불명확한 환자 사례가 나오면서 자칫 국내서도 지역사회 전파나 병원 내 감염이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확진자 30명 중 10명 완치=지난 17일 오후 5시 현재까지 국내 확진자는 30명이다. 특히 이 중에서 10명(1·2·3·4·7·8·11·17·22·28번 환자)은 완치돼 격리에서 해제되고 퇴원해 일상으로 돌아갔다.

방역당국이 격리해제, 퇴원을 검토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있기에 앞으로 완쾌 판정을 받아 병원문을 나서는 사례는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치료 중인 환자도 특이사항 없이 주관적인 증상도 호전되는 등 대부분 상태가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에서 여전히 환자와 사망자가 쏟아지고, 전 세계에서 환자가 속출하는 상황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렇게 우리 방역 당국이 최초 유행국가인 중국으로부터 감염전파를 나름대로 차단하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2015년 5월 메르스 사태 위기 극복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방역업무에 힘쓰고, 게다가 의료현장 일선에서 의료기관과 보건소, 의료진 등이 자율적, 헌신적으로 코로나19 방지에 노력한 게 맞물린 덕분으로 평가된다.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에 안심 일러=국내에서도 지난 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국외 위험지역을 다녀오지도, 확진자와 접촉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진 부부 환자 2명(29번 환자, 30번 환자)이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방역 당국은 해외 유입 환자와 환자와의 접촉을 통해 감염된 사례를 찾는 등 '감염원'을 추적해서 감염원을 찾지 못하면 '지역사회 감염'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82세의 29번 환자는 증상 발현 후 확진 전까지 병원 3곳을 9차례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돼 병원 내 감염병 전파 가능성마저 제기됐다.

병원의 특성상 감염병이 확산했을 때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에 방역 당국이 가장 걱정하는 시나리오다.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구체적인 경로가 확인되지 않으면 국내 지역사회 전파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서 입국자와 접촉자 격리, 관리에 집중하는 현재의 방역체계 개편은 불가피해진다.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은 아직은 심층적인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29번째 환자가 '지역감염이다'라고 현재 단정하고 있지는 않다"며 "감염원과 감염경로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최종 판단을 유보하긴 했지만, 감염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확진자가 국내 등장한 데 대해 정부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에 선제로 대비할 필요성을 느끼고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 "다음 단계 유행 올 수 있다"=전문가들도 우리 주변의 여러 국가에서 감염 원인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고, 유행국가 출신 유학생들의 입국과 등교 등으로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며 잠재적인 2차 유행과 지역사회 유행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현재 확진자와 접촉자 관리 중심의 방역 대책을 넘어서 상당 기간 지속할 감염위험에 맞서 좀 더 치밀하고 체계적인 방역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감염학회와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등은 코로나19 대정부 공동 2차 권고안에서 "코로나19의 질병 특성은 사스나 메르스보다 독성에서는 덜 하지만 감염전파력은 더 높아서 방역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따라서 지역사회와 의료기관 내 슈퍼 전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포괄적인 방역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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