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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전망 확산…"코로나19 충격 커진다“

한국은행 2월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업계에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경제 타격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종전까지 동결을 전망하던 전문가들도 금리 인하 전망으로 속속 돌아서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당초 4월 이후로 예상했던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2월로 앞당기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최근 늘고 있다.

종전까지 2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던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상향하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고려하는 등의 대응에 나선 만큼 한은도 폴리시믹스(정책조합) 차원에서 금리 인하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 역시 기존 4월 금리 인하에서 2월 인하로 전망을 변경했다.

강승원 연구원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올해 경기 전망에 상당한 하방 리스크가 발생했다"며 "이주열 한은 총재는 앞서 2월 금리 인하에 대해 선을 긋는 언급을 한 바 있으나 최근 단기간 내 급증한 확진자 수가 금리 인하의 명분이 되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까지 상반기 중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대신증권도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을 바꿨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역시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시장에 경기 부양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과 모건스탠리도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업계 전문가들이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최근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경제·산업 부문의 타격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 경제가 올해 제조업 및 설비투자 회복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면서 당초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JP모건은 코로나19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2.2%로 내렸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반영해 최근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2.2%에서 1.8%로 내렸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여파는 실제 경제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급락했다. 이런 낙폭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한 2015년 6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2008년 조사 시작 이래 세 번째로 컸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경기 부진에 대응할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는 기준금리 조정을 논의하는 금통위가 없고, 4월에는 금통위원 4명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2월에 내리지 않으면 다음은 빨라야 5월이어서 크게 늦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2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확산되자 이를 반영해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연 1.25%)보다 낮은 연 1.171%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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