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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코로나19 수렁' 빠졌나…엿새 만에 '초고속 조정장’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장밋빛 기대에 젖었던 미국 뉴욕증시의 분위기가 일주일 만에 돌변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나홀로' 경제 호황을 자신하며 우상향 곡선을 이어왔던 뉴욕증시는 급속히 번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맥없이 무너졌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최악의 한주라는 평가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190.95포인트(4.42%) 하락한 25,766.6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4일 1,031.61포인트 급락한 지 사흘 만에 1,000포인트 웃도는 낙폭을 다시 기록한 셈이다.

포인트 기준으로만 단순 비교하자면, 지난 2018년 2월 5일 하락 폭(-1,175포인트)을 웃돌면서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물론 실질적인 낙폭에선 120년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인 1987년 '블랙 먼데이'(Black Monday)는 물론이거니와 2018년 2월 5일(-4.60%)에도 못 미친다. 블랙 먼데이 당시 다우지수는 2,200선에서 1,700선으로 508포인트, 무려 22.6% 폭락한 바 있다.

당장은 '최대 낙폭'이라는 상징성이 부각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좀처럼 반등의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흐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다우지수는 지난 12일 29,551까지 오르면서 '3만 고지'를 눈앞에 뒀지만,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자 곧바로 하락 반전했다.

여기에 미국 본토 역시 코로나19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음이 잇따르자 낙폭을 키우는 모양새다.

다우지수는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으로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3,785포인트 주저앉았다. 이번 주에만 3,200포인트 이상 밀려났다.

통상 주가조정은 고점 대비 10~20% 하락을 의미하는데, 최고치와 비교하면 다우지수는 13%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주까지 강세를 이어가면서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불과 6거래일 만에 조정 장세에 들어섰다.

지난 19일 3,386선으로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S&P500 지수는 이날 2,978.76으로 마감하면서 최고점에서 총 408포인트, 12% 하락했다. S&P500 지수는 이날 3,000선도 힘없이 내줬다.

마켓워치는 "S&P500 지수가 6거래일 만에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연이틀 폭락한 이후로는 가장 빠른 속도"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공포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애센트프라이빗의 톰 해일린 투자전략가는 경제매체 CNBC 방송에 "단기적으로는 매우 신중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코로나19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전문가가 딱히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42% 치솟으면서 39선을 넘어섰다.

뉴욕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