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한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전기요금 오르나

지난해 한국전력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 적자를 냈다. 온실가스 배출권, 미세먼지 대책, 설비투자 등으로 나간 돈은 많은데 덜 덥고 덜 추운 날씨와 여름철 요금 할인 혜택 등으로 수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라는 악재가 발생한 상황에서 한전은 지속 가능한 요금체계를 마련하겠다며 전기요금 개편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다.

한전이 28일 공시한 2019년 연결기준 영업적자는 1조3천566억원 으로 전년보다도 6.5배 이상 늘어나며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는 2008년 –2조7천981억 원을 제외하면 최대 규모의 적자다.

한전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영업적자가 난 이유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우선 2018년 혹한·혹서와 달리 2019년에는 평년 수준의 기온을 보였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반짝 전력수요가 많았던 기저효과가 겹치면서 전기 판매량이 1.1% 감소했다.

들어오는 돈은 줄어든 반면에 나간 돈은 많아졌다.

우선 전력산업 운영의 필수비용인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이 무상할당량 축소로 인해 530억원에서 7천95억원으로 급등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설비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수선유지비는 5.6% 상승했다.

구체적으로는 신고리 원전 4호기 준공 등 발전 부문 상각비가 2천억원, 선로 신·증설 등에 따른 송·배전 부문 상각비가 3천억원 증가했다. 안전진단과 예방정비 활동 강화에 따른 수선비는 1천억원 늘었다.

방사성 폐기물 관리 비용, 원전 해체 비용 단가 상승 등에 따른 원전 관련 복구 부채 설정비용은 71.6% 증가한 4천493억원을 기록했다.

봄·가을철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에 석탄발전소 가동을 멈추거나 제한하는 조치로 인해 석탄 이용률은 74.7%에서 70.7%로 줄었다.

이외에도 인원 증가와 퇴직급여 관련 비용이 소폭 올랐다.

그나마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2018년 65.9%까지 떨어졌던 원전 이용률이 계획예방정비가 순차로 끝나면서 70%대를 회복해 연료비 지출이 9.1% 줄었지만, 전반적인 적자 규모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한전은 올해에는 원전 이용률이 70% 중반대로 오르면서 한전 경영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겠다고 전망했다.

또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전력그룹사 간 협력 강화와 경영 효율화 등 고강도 자구노력을 통해 실적 개선과 재무건전성 강화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자구노력으로 아낄 수 있는 비용은 1조6천억원 안팎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낸 한전의 실적이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현재 당면한 가장 큰 악재는 코로나19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 한전의 전기 판매량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한빛 3·4호기의 계획예방정비 기간이 이달 말에서 5, 9월 말로 연기돼 원전 이용률을 끌어올리는 데도 제약이 생겼다.

한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영업흑자가 나는 것을 바라고 있으나 환경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없다"며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전은 지속가능한 요금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다시 한번 못 박았다.

이미 한전은 지난해 일몰되는 특례할인을 예정대로 끝낸 바 있으며 상반기 중 전기요금 개편방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 사용과 관련한 조사를 분석하고 요금체계 개편 방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중"이라며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체계를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기요금은 공익성과 수익성을 봐야 한다"며 "그런 부분은 정부와 계속 협의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