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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점화된 코로나19 잠복기 논란…"무증상 감염에 무게“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로 알려진 14일을 넘겨 확진된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잠복기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신천지대구교회를 방문했다가 광주와 안산으로 돌아갔던 교인 3명이 자가격리에서 해제되고 한참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잠복기가 14일 아니라 그보다 더 긴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의료계와 보건당국에서는 증상이 없어 감염된지도 모른 채 격리에서 해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센터장(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9일 "확진자들은 14일 전(자가격리 전)에 감염됐지만, 증상이 없었던 사례일 수 있다"며 "증상이 명확히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증상이 없는 상태서 양성이 나왔다면 잠복기 논란이 아닌 '무증상 감염'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뿐 아니라 모든 호흡기감염증은 증상이 경미해 환자가 증상을 모르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감염된 뒤에는 14일이 지나서도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사례만 가지고 최대 잠복기 14일이 흔들리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격리 기간에 발병했으나 본인이 증상을 인지하지 못해 격리에서 해제됐을 가능성을 가장 크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잠복기 기준을 더 늘리거나 격리기간을 더 늘려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조사 결과를 보고 최종적으로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에서는 격리 기간에 다른 감염원에 노출된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잠복기에 대해 고민을 하기 전에 확진자들이 자가격리 기간에 코로나19 감염원에 노출된 것이 아닌지부터 확인해봐야 한다"며 "역학조사 결과를 보고 이 사례를 어떻게 볼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자가격리 기간에 노출이 없었는데도 14일을 넘어 발병한 사례라면 전문가들이 모여 확진자의 상태나 체내 바이러스 수치 등을 면밀하게 논의해봐야 한다"며 "잠복기는 단순히 사례 몇 개만 보고 바꿀 수 있는 건 아니고, 여러 사례를 두고 전문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립의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