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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추경 6조 원대 증액 추진...2차 추경·재난기본소득은 ‘아직’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경제 피해 최소화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6조 원 넘게 늘려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민주당은 11조 7천억원의 정부 추경안이 코로나19 대응에 충분치 않아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도 '이번 추경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을 다수 내놨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각 상임위원회에서 심사했던 추경 증액(요구) 사항이 약 6조3천억∼6조7천억원 규모인데 최소한 이 정도의 증액은 반드시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에서 정부 추경안 11조7천억원보다는 조금 더 증액돼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한 건 맞다"며 정부와 청와대도 이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코로나19 추경의 긴급성을 고려해 정부가 새로운 안을 만들어오는 것보다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본다. 야당과의 협의 과정에서 6조 원대 증액까지 관철하지 못하더라도 최소 4∼5조 원가량은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업종을 추가 발굴하고 대구·경북지역 지원을 늘려 15조 원까지는 해야 한다"며 "다만 논의를 길게 하다가 17일 본회의 통과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증액 관련 의견은 여야 간에 조심스럽게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기적으로 급박하다 보니 정부의 동의를 받고 증액하는 쪽으로 검토되는 거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코로나19 피해 최소화를 위해 대대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한데 정부가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이해찬 대표는 전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이 너무 방어적인 것 아니냐'며 비판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바이러스와 전쟁하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기에 재정을 추가 투입하는 것은 당연한데 기재부는 관료적이다 보니 조금 보수적으로 보는 측면이 있다"며 "기재부 입장도 이해는 하지만 비상상황에는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추경 증액뿐 아니라 2차 추경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 경제적 피해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범위로 확대될 수 있다. 정부가 2차 추경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추경을 일단 처리하고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2차 추경도 검토하는 '선처리 후조정'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는 2차 추경은 검토할 상황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아직 추경이 국회에서 처리되지도 않았는데 2차 추경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과 현실적으로 2차 추경은 4·15 총선 이후 처리가 가능할 텐데 코로나19 대응 시기를 놓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요구하는 재난기본소득 도입과 관련해서는 당이 조금 더 신중한 모습이다.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번 추경에 포함하는 것은 어렵다는 기류가 강하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니 이번 추경과 함께 논의하기는 어렵지만, 중단기적으로 검토가 필요하다"며 "정부도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지만, 완전히 가능성을 닫아놓지는 않은 거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최재성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 위기를 촉진 중이다. 재난기본소득과 같은 단기적 내수 대응책은 좋은 처방이라 보기 힘들다"며 "내수 대응뿐 아닌 수출 대응까지 구조적 대응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선은 선별적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반대했다.

전해철 의원은 "이번 추경이 시급하고 집행 가능성과 한시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재난기본소득을 바로 반영해서 하기는 어렵다"며 "대상과 범위를 특정한다면 필요하고 찬성하지만 이번 추경에 담을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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