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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통화가치, 코로나19·유가 악재에 연일 추락‘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유가 급락 속에 중남미 통화가치가 연일 추락하며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중앙은행에 따르면 이날 페소 환율은 달러당 23.93페소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으로 오전 한때 달러당 24페소를 넘어서기도 했다.

페소 가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과 취임 무렵, 그리고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에 관세 위협을 가했을 때를 뛰어넘어 최근 연일 최저치를 고쳐 쓰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달러 선호 현상을 부추긴 가운데 산유국 멕시코엔 유가 하락이라는 악재가 특히 컸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멕시코 페소는 새 북미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기대감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인해 달러당 18페소 정도로 강세였으나 최근 한 달 사이 가파르게 가치가 추락했다.

전날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올해 멕시코 국내총생산(GDP)이 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멕시코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졌다.

미국 투자은행 웰스파고의 브렌던 매케너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멕시코 페소는 신흥국 통화의 벤치마크 통화여서 신흥시장에 대한 심리가 악화하면 페소가 큰 압력을 받는다"며 "아울러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져 통화가치 하락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이날 환율 방어를 위해 20억달러(약 2조5천억원) 규모의 시장 개입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최근 계속 약세를 이어간 브라질 헤알화도 바닥을 모르고 추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며칠 전 역사상 처음으로 달러당 환율은 5헤알을 넘어선 데 이어 이날도 5.2헤알까지 치솟았다.

브라질 중앙은행도 이날 시장 예상보다 큰 0.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통화가치 하락 압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월 중순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이 본격화한 이후 산유국 멕시코 페소와 브라질 헤알은 각각 21.7%, 18.2% 가치가 추락해 중남미 통화 중에서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중남미의 또 다른 산유국 콜롬비아 페소 역시 최근 최저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시위 사태 이후 약세를 이어간 칠레 페소 가치도 코로나19 확산과 구릿값 하락 속에 연일 최저치를 새로 찍고 있다.

이날 중남미 주요국 증시도 급락세를 이어갔다. 아르헨티나(-14.47%), 칠레(-12.09%), 콜롬비아(-10.64%), 브라질(-10.35%) 증시 주요 지수가 모두 10% 이상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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