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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포트] 왜 일본은 코로나19 검사에 소극적인가?

일본은 세계 주요국가 중에서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수가 적은 편에 속합니다. 오늘(19일) 기준 확진자 914명, 사망자 31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일대비 각각 152명과 7명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일본의 확진자 숫자가 적게 나타나자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올림픽 개최나 정치적인 이유로 일부로 코로나19 검진을 제한하고 있다고 비난합니다.

일본 학교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진행하는 일본의 초등학교(사진=연합뉴스)

▲ 코로나19 검사에 소극적이였던 이유 =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어차피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입니다. 일본 일간지 니케이 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일본 보건 당국은 확진자를 찾고 치료하는 '의학적 해결책'보다는 발병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생태학적 조사'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질병의 조기 발견은 치료에 있어 가장 좋은 솔루션이지만, 코로나19는 아직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조기 치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이 대책은 초기에 상당한 설득력을 얻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희 회장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기부하겠다고 트윗하자 당국의 대책에 혼선을 주지 말라는 리플이 쇄도하는 해프닝이 있었을 정도입니다.

손정의 트윗
코로나19 검진키트를 기부하겠다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트윗. 비난 여론이 일자 기부의사를 철회했다 (사진=손정의 트위터)

▲ 검사 능력이 부족한가 = 일본 전문가들은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확진자 검출보다는 사회 전반의 보호에 촛점을 맞추어 '능동적 역학조사'에 힘썼다고 합니다.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国立感染症研究所, NIID)의 와키타 다카지 소장은 지난 3월 1일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의 의료 관행과는 다른 감염 예방책을 강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전염병에 대해 특징과 확산 등의 전체적인 그림을 얻기 위해 감염자와 접촉자, 감염 의심자의 건강 상태 등의 역학 조사에 전념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소는 민간 검진키드의 품질 차이를 우려해 자체 장비로만 확진 검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대중적인 장비를 사용하면 속도는 빠를 수 있으나 진단키트의 정확도 차이로 역학조사에는 부적절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러한 시도로 국가의 코로나19 검진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오해를 받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선진국 중에서도 매우 진보된 공공 보건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의료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사소한 병에도 여러 검사를 받는 과잉진료가 도마에 오를 정도입니다. 신문은 "일본은 전세계에서 환자 한명 당 가장 많은 건강검사를 받는 나라일 것"이라며 일본 의료진의 검진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일축했습니다.

▲ 코로나19 대응 방식 바꾸나 =  한국이 하루 수만건의 검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정치적 압력이 거세지면서 3월 6일부터 건강보험에 코로나19 검사 항목을 포함시켰습니다. 공공의료센터가 아닌 민간 병원에서 일상적인 검진을 받듯이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일본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의 약 80%는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 회복한다"면서도 "폐렴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빨리 검사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공포감 때문에 검사 받는 것은 피해야 한다"면서 "제한된 의료 자원이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고 신문은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