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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한국 라면, 세계 시장서 인지도 어느 정도 수준일까

일본은 라면 종주국으로 알려져 있다. 농심은 해외 법인에 힘을 쏟고 있고 오뚜기도 해외 시장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삼양식품의 경우도 해외 매출이 국내를 넘어섰다. 한국 라면이 전세계 시장으로 저변을 넓히고 있는 상황인데, 인지도는 어느 수준에 있을까?

기자가 미국 방문 당시, '월마트(Wal-Mart)'에 가 봤을 때, 라면 코너에서 농심 '신라면'을 봤었는데, 자랑스러웠다. 이런 감정을 느꼈을 때 세계 시장에서의 한국 라면의 현주소에 대해 궁금함이 더해지게 된다.

지난 18일 농심이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36년의 역사를 가진 '짜파게티'에 대해 전했고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 시상식'에서의 수상을 등에 엎어 지난 2월 해외 판매량이 급속도로 증가했다는 것에 대해 전했다. 해당 영화로 인해 지난 2월, 해외 매출이 120% 성장했다면서 영화 기생충의 도움으로 수출이 진행되지 않았던 칠레나 수단 등의 나라가 수출국이 됐다는 희소식에 대해 전했다. 이로써 짜파게티의 수출국은 70여개국으로 늘어난 상태다.

농심재팬의 경우 지난 2016년 기준이긴 하나 당시 매출이 3980만달러(약 453억원)였다. 일본은 '라면 종주국'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라면 업체로서는 포기해서는 안 되는 국가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현 상황은 역사적 문제로 국가 간 대립적 상황이 짙어진 모습이라 아무래도 사업 활동에 제약이 걸린 양상일 것으로 판단된다. '신라면'이 일본에 첫 수출된건 지난 1987년이었다. 농심 도쿄 사무소가 설립된건 1981년이었다. 판매법인인 농심재팬이 설립된건 2002년이었다.

농심의 지난 2018년 해외 실적은 전년 대비 18% 성장한 7억6000만 달러(9347억2400만원)을 기록했었다. 농심은 작년, 해외법인 채널 확장을 위한 투자에 힘을 쏟았다. 농심의 해외 사업과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올 해 결실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논 상태다.

오뚜기 또한 해외 매출이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 2018년 오뚜기의 해외 매출은 1976억원이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4.7% 증가한 수치였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인 것으로 집계됐다. 농심의 해외 매출과는 차이가 크나, 오뚜기는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 법인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한 곳은 미국에서 였다. 같은 기간, 293억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대비 28.5% 증가한 수치였다. 한인 식품점 위주에서 주류마켓까지 유통망을 확대하면서 소비층을 늘렸다. 보통 해외 시장 진출 초기에는 이처럼 한인들을 위주로 판매량 확대에 나선다. 오뚜기는 현지인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고 있고 이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삼양식품의 경우, 지난 2019년 2분기에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를 추월했다. 작년 2분기 해외 매출은 697억원으로, 국내 매출(640억원)보다 57억원 많았다. 지난 2014년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7%에 불과했는데, 작년에는 50%를 넘겼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7년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2000억원을 넘겼다. '불닭 볶음면'이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에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알려졌는데, 이것이 도움이 됐다.

한국 라면이 일본 라면과의 경쟁 상황을 보기 위해 라면 업계에서 가장 잘 하고 있는 농심의 실적을 보면, 미국 라면 시장에서 지난 2019년 기준, 일본의 동양수산(점유율 46%)과 일청식품(30%)이 각각 1, 2위를 차지한 상황이다. 농심의 점유율은 15%로, 3위에 자리했다. 지난 2019년 기준으로 10년 전 농심의 점유율은 2%에 불과했었다.

이처럼 식품 업계에서 해외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내수 시장의 한계 때문이다. 이로인해 국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꼭 이런점 때문이 아니라 모든 사업은 자국에만 머물면 안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때문이며 안주하게 되고 더 큰 사업을 해나가기 어렵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문제로 모든 활동이 극도로 자제되고 있고 오프라인 매장은 위기에 처한 상황이며 기자가 업체 관계자를 통해 "상반기는 날린 것으로 봐야 하는 것 같다"라는 힘겨움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상황에 있긴 하나, 라면 업계에서는 제조사들의 이 같은 노력으로 해외서의 매출이 국내를 뛰어넘은 사례들이 나오게 됐으며 해외에서 일본 라면을 뛰어넘으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7년 농심 '신라면'이 한국 식품으로는 처음으로 美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했다. 사진은 미국 월마트 농심 매대.
▲지난 2017년, 농심 '신라면'이 한국 식품으로는 처음으로 美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했다. 사진은 미국 월마트 농심 매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