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촉발시킨 세계 경제 불황으로 신흥국들의 시름을 커지고 있다. 이번 경기 침체는 2008년 금융 위기보다 더 파급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히 나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지구(OECD)는 최근 지속된 국가 차원의 격리와 강제 폐쇄 조치 등으로 이들 국가들의 생산 수준이 1/4~1/5로 떨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주요국들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기업과 근로자, 실직자에게 재정 지원을 할 계획이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9%에 달하는 2조 달러의 구제안을 승인했다.
전문가들은 경기부양자금이 효력을 얻으려면 최소한 GDP의 5% 수준은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을 포함한 유럽,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국들은 경기부양 여건이 충족되지만 이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신흥국들의 난관에 빠진 상황이다.
신흥국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질병에 대한 대처와 경제 문제이다.
2018년 OECD의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00명 당 12.3개의 병상을 이용할 수 있다. 13억 인구를 가진 인도는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놀라운 수치다.
인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전국적인 강제 격리 및 폐쇄 명령을 내렸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전례 없는 조치를 내렸고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은 21일간 멈춰있게 됐다.
국민 건강 문제만큼이나 경제적 타격도 심각하다.
리스크 컨설팅사 테네오 인텔리전스(Teneo Intelligence)가 통화와 재정 정책 등 위기관리 능력을 항목으로 신흥시장 위험도를 선별한 결과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등의 경제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는 신흥국 전체에 걸쳐 떨어졌고 외부 부채도 증가했다. 국가부채가 많은 아르헨티나와 외환 헷지가 없는 터키는 이번 사태에서 국가 경제의 취약성이 두드러졌다.
한편, 모든 신흥시장 국가들이 위험 상황인 것은 아니다. 시티은행 신흥시장 부문 책임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루빈은 "오늘날 많은 신흥 시장들은 자본유동 충격에 훨씬 더 탄력적이다"라면서 "2013년 2%에서 지난해 GDP의 0.5%로 외국인직접투자(FDI)에 의해 중앙 경상수지 적자가 해소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주 신흥 시장 국가들에 투입할 자금을 1조 달러 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