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서울 전셋값 4억6천만 원대 진입…전세 수요 커졌다

서울 평균 전셋값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6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7월부터 매달 상승해 지난달(4억6천70만원) 4억6천만원대에 진입했다. 전셋값이 4억 6천만 원대로 올라선 것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전국적으로도 지난달 아파트 전셋값의 상승세로 아파트·단독주택·연립주택의 중위 전셋값(2억83만원)이 1년 3개월 만에 2억원대로 재진입했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12·16 대책을 통해 고가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규제를 강화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노린 청약 대기자들이 늘면서 전세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학군 인기 지역인 대치동에서 영업하는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 물량이 많지 않다"며 "임차인들 사이에서는 강남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생각에 전세로 한 텀 더 버텨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감정원 통계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9개월 만에 하락했으나 전셋값은 여전히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 전용면적 61㎡ 매맷값은 지난 2월 초 17억7천만원까지 올랐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이후인 같은 달 29일 17억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전세는 저층이 지난달 28일(4층)과 31일(2층) 잇달아 4억5천만원에 거래됐다.

계절적 전세 성수기인 지난해 12월 31일에 12층이 이 가격에 거래된 것을 고려할 때 사실상 시세가 오른 것이다.

이 단지 내에 있는 중개업소 대표는 "30평대의 경우 전세 물건이 나오면 바로 나가는 분위기"라며 "강남 아파트 가격이 더 내리면 사려고 현금 확보 차원에서 전세보다는 월세나 반전세를 찾는 세입자도 간혹 있다"고 말했다.

올해 집주인들이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전세 비중이 늘고, 월세·반전세 비중은 줄고 있다.

전날까지 전·월세 확정일자를 기준으로 집계된 서울의 전세 비중은 12월 70.6%, 1월 71.5%, 2월 71.5%, 3월 74.6%로 증가세다.

반면, 월세·준월세·준전세 계약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감소했다. 특히 계약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준전세(반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는 비중이 12월 13.8%, 1월 11.1%, 2월 11.9%, 3월 10.0%로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인다.

서울의 전월세전환율도 감정원과 KB 통계 모두 지난해 중순부터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이 비율이 하락하면 집주인들의 월세 수입이 감소한다는 의미다.

월세·반전세 공급 물량은 늘어나지만, 여전히 전세 수요가 많은 결과로 풀이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전월세전환율 하락은 시중금리가 낮아지고, 월세·반전세 공급 물량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공급이 부족한 전세의 가격은 당분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민간 시세조사업체인 부동산114는 "서울 전세 시장은 재계약을 중심으로 수요가 움직이면서 매물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세매물 출시가 줄어들면서 전셋값 오름세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