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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계열사 대출에 담보 무상제공한 아모레퍼시픽 제재…이유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계열사 코스비전에 750억원의 예금을 담보로 무상 제공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과징금 9600만원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예금담보를 제공해 계열사인 코스비전이 저리로 대규모의 시설자금을 차입하도록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조치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이 계열회사간 부당한 지원을 통해 경쟁질서의 건전성을 훼손하고 경제력집중을 야기한 사례를 적발하여 제재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했다.

코스비전은 아모레퍼시픽 소속 화장품 판매계열회사인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의 매출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2013년 생산능력의 확대를 위해 신공장의 건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회사는 2015년부터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고 이미 공장 신축비용 부담 등에 따른 현금흐름이 악화됐다. 또 대규모 자금 차입에 필요한 담보능력도 부재해 자력으로 금융기관 차입이 곤란한 상황이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자신의 정기예금 750억원을 담보로 무상 제공해 코스비전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시설자금을 차입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코스비전은 산업은행으로부터 600억원의 대규모 시설자금을 2016년 8월11일부터 1년간 1.72~2.01%의 저리로 5회에 걸쳐 차입해 신공장의 건축자금으로 사용했다.

아모레퍼시픽 부당거래

코스비전은 이를 통한 신공장 건축으로 화장품 제조 및 포장 능력을 40~50% 이상 증가시켰고, 제조 공정 자동화 등으로 품질과 생산능력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국내 화장품 OEM(주문자위탁생산) 및 ODM(생산자개발생산) 시장에서 3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고, 매입기준 점유율을 2015년 43.0%에서 2017년 48.5%까지 올렸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소속회사가 판매계열회사에게 생산물량 전량을 공급하는 생산계열회사에 대해, 생산계열회사 자력으로는 어려운 대규모자금 저리차입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경쟁제한성을 야기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당시 코스비전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적용받은 금리는 산업은행이 담보조건을 신용조건으로만 변경하는 경우 제공 가능하다며 제안했던 개별정상금리(2.04~2.33%)보다 최소 13.7% 이상 낮은 수준이다. 공정위는 코스비전이 낮은 금리 적용으로 인한 수익 1억3900만원까지 수령하는 과다한 경제상이익을 제공받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