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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에 화웨이 고립 동참압박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에 대한 전방위적 옥죄기에 들어간 미국 당국이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과 안보 위협 등을 거론하며 동맹들을 향한 반(反)화웨이 전선 참여를 거듭 압박하고 나섰다.

특히 경제번영네트워크(EPN·Economic Prosperity Network)를 비롯,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구상을 가속하며 동맹의 참여를 촉구했다.

미·중 갈등 격화와 맞물려 양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한국으로선 고민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21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의 발언록에 따르면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은 전날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들과의 전화간담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5G(5세대) 클린 패스(Clean Path) 구상'을 거론, "이는 화웨이와 ZTE(중싱통신) 등 신뢰할 수 없는 판매자가 공급하는 어떠한 5G 장비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는 믿을 수 없고 위험도가 높은 판매자들이 민감한 정보를 중국(PRC)의 수중으로 빼돌리는 능력을 차단함으로써 이들에 맞서는 최상의 안보 기준을 구현해준다"고 밝혔다.

미국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외교 시설을 상대로 이러한 내용의 5G 클린 패스 구상'을 발표했다고 크라크 차관이 전했다.

크라크 차관은 "모든 대사관을 포함, 미국의 외교시설로 들어오거나 외교시설에서 나가는 5G 데이타는 신뢰받는 장비를 통해 전달돼야 한다"며 "나는 우리의 모든 동맹과 파트너들에게 여러분의 외교시설들에도 '5G 클린 패스'를 요구하는 데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크라크 차관은 모두 발언을 시작하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은폐와 강압 등 중국 공산당의 전략으로 인해 기인한 것"이라고 중국 책임론을 제기한 뒤 "이 국제적 위기의 시기는 자유를 사랑하는 나라들이 신뢰와 투명성, 법의 지배라는 깃발 아래 함께 모이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나라와 기업들도 그 위험에 대해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5G 국가안보 및 국제 경제안보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달성한 성과와 관련,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미 애리조나 첨단 반도체 공장 설립 투자 발표, '5G 클린 패스 구상' 발표, 화웨이로의 반도체 수출금지 대상 기업 확대 조치 발표 등을 꼽았다.

크라크 차관은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탈(脫)중국을 목표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경제블록인 EPN 구상과 관련, "5G 경제안보 노력에 있어 미국은 신뢰가 성공적인 파트너십의 토대라는 점을 인지한다"며 "이러한 가치들을 존중하는 기관들은 파트너가 되고 번영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기관들은 파트너로서 신뢰하기 어려우며 안정성에 위협을 가하는 존재들"이라고 언급했다.

크라크 차관은 EPN 구축과 관련해 미국이 염두에 두고 있는 한국의 역할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은 미국의 훌륭한 동맹"이라며 두 나라가 깊고 포괄적인 관계를 갖고 있으며 신뢰할만한 파트너십을 위한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과 같은 나라들을 묶기 위한 EPN 구상에 대해 한국과 대화를 나눴다면서 "EPN의 핵심 가치는 자유 진영 내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공급망을 확대하고 다각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도 훌륭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코델 헐 국무부 국장 대행은 반도체 수출 규정 개정과 관련, '하이닉스와 같은 회사가 메모리칩을 화웨이에 판매하는데에도 이 규정이 적용되는가. 이 역시 이 규정에 따라 금지되는가"라고 질문하자 "그렇지 않다. 이 규정은 화웨이가 설계한 칩이 화웨이로 돌아가는 것에만 적용된다"며 하이닉스에는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