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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거리두기 절실한 미국, 지역 감염 확산 우려에 “트럼프 오지 마라”까지

[재경일보=함선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행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확산 방지를 위한 일선 현장의 고군분투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23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연휴 시즌에 들어가면서 보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 50개 주(州)가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의 단계적 해제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연휴 기간 나들이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현충일 연휴를 하루 앞둔 22일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연휴 기간 해변과 공원에서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반등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델라웨어 등 4개 주는 현충일 주말부터 해변을 연다.

전염병 전문가인 밴더빌트대학 의료센터의 윌리엄 샤프너 박사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잊고, 사회적 거리 두기에도 열중하지 않고 있다"며 연휴 기간 코로나19 방역이 느슨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지침아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문까지 취소를 요청하는 사례도 나왔다.

지난 8일 유럽 전승절 75주년 헌화식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부부
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 의장 등은 25일 메릴랜드 볼티모어에 있는 '맥헨리 요새 국립천연기념물과 역사성지'를 방문한다.

그러나 버나드 잭 영 볼티모어 시장은 CNN에 출연해 "나는 시민들에게 집에 머물고 필수적 이유가 있을 때만 외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시민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어 대통령이 방문을 재고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 시장은 볼티모어가 10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있는데 수행단 규모가 이보다 더 클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곳을 찾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에서 "여러 대에 걸쳐 자유를 지켜온 용감한 이들은 집에 머물지 않았다"며 "대통령도 역사적 장소를 방문함으로써 그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집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 시장은 야당인 민주당 소속이다. 공화당 소속인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당일에 집에 머물며 대통령을 동행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들어 워싱턴DC를 벗어나 공개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지만 매번 마스크 착용 등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을 자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