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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에 낀 韓…文대통령 "경제에 적잖은 부담"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양상에 우려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6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더욱 심해지는 자국 중심주의와 강대국 간 갈등이 우리 경제에 적잖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책임론에 이어 홍콩 국가보안법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는 데 대한 근심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중국, 주요 2개국(G2)의 마찰은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접 타격을 준다.

지난해 기준 한국 수출 가운데 대중(對中) 수출 비율이 25.1%로 1위, 대미(對美) 수출 비율은 13.5%로 2위였다.

미중 갈등이 코로나19 경제 위기 심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세계경제 위기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면서 "바닥이 어딘지, 언제 경기가 반등할지 전망조차 쉽지 않다"고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문재인

'신냉전'으로까지 평가되는 미중 갈등은 외교적으로도 문 대통령의 근심을 깊게 한다.

양국 갈등이 심화할수록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당장 미국은 반(反)중국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상에 동맹의 참여를 독려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에 워싱턴DC에서 개최하려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연기하면서 한국에 초청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은 전 지구적 문제를 대표할만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표하면서 G7을 대체할 선진국 협의체 구성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한국이 응하면 이는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위상을 과시할 절호의 기회가 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이번 회의를 사실상 반(反)중국 세력을 결집할 무대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밝혔다.

당장 수출과 내수를 통한 경제난 해결이 우선과제인 문 대통령 입장에선 실로 난제가 아닐 수 없다.

한중은 양국 관계의 최대 쟁점이었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를 봉인한 상태다.

이 시점에서 G7 회의에 참석한다면 간신히 잠재운 한중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미국과 협의해 가야 할 부분"이라고 원론적으로 답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