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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입장고수로 거듭 사과...슈가, 인기와 위상만큼 부담가질까 우려

[재경일보=김영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가 활동명 '어거스트 디'(Agust D)로 공개한 개인 믹스테이프(비정규 무료음반) 'D-2'가 때아닌 곤혹을 겪고 있다.

이는 믹스테이프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는 과거 신도 900여명에게 음독을 강요하며 '존스타운 대학살' 사건을 일으킨 미국 사이비 종교 교주 짐 존스의 연설 육성이 도입부에 삽입된 것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됐기 때문.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프로듀서가 특별한 의도 없이 연설자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곡 전체의 분위기를 고려해 (샘플을) 선정했다"며 "관련된 역사적, 사회적 상황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고 사과하는 한편 3일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방탄소년단의 믹스테이프는 멤버 개인들이 자신의 음악적 개성과 정규 작업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좀 더 자유롭게 보여주는 창구다.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24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MAP OF THE SOUL : 7'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2.24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슈가의 경우 전작 '어거스트 디'와 마찬가지로 이번 믹스테이프에서도 아이돌 그룹의 매끈한 이미지 아래 잠재한 공격성과 자의식, 자기고백을 쏟아냈다. 이런 맥락에서 비속어가 포함된 거친 가사도 서슴지 않았다.

이는 방탄소년단의 활동 범위가 전세계로 넓어지고 글로벌 문화아이콘으로 인정받으며 문화적 영향력이 커진 만큼 다른 문화와 역사적 맥락에 대한 감수성, 창작자로서 책임성을 암묵적으로 요구받는데 따른 것이다.

슈가의 이번 앨범은 빌보드와 함께 세계 양대 팝 차트 중 하나인 영국 오피셜 차트 '톱 10'에 사상 처음으로 진입한 한국 솔로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은 해외 음악 플랫폼에서 유료 구매할 수 있지만 사운드클라우드와 구글 등에는 무료로 공개됐다. 아울러 실물 음반도 제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기록은 의미가 깊다.

슈가의 곡을 통해 드러난 짐 존스 논란은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포지션이 만만치 않음은 물론 자유로운 창작 속에서 숙고해야할 것 또한 많아지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