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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봄 이상저온현상에 농수산 먹거리 공급에 감소 예상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봄철 농사와 수산양식 등이 이미 차질을 빚은 데다 저온 현상에 따른 과수 작물 피해도 광범위하게 퍼져있어 가을철 수확 작물 생산량 급감이 예상된다.

특히 식량 위기를 우려한 곡물 수출국의 수출제한 조치까지 확산하면 농수산식품 수급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식용 곡물 자급률은 40~50% 수준이어서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국가 간 교역이 막힌다면 국내 식량 공급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3월 말 보고서에서 옥수수, 밀, 쌀, 콩 등 주요 곡물의 재고가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국가 간 물류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하고 있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태국과 베트남 등 주요 곡물 수출국이 사태 악화를 우려해 자국 식량 확보율을 높이려고 곡물 수출을 제한 또는 금지하면 곡물 수입국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농수산

실제로 인도, 태국, 캄보디아가 올해 3월부터 쌀 수출을 제한했고 러시아도 3월 말 열흘간 모든 종류의 곡물 수출을 임시로 제한하는 조처를 내렸다

이 같은 상황이 다른 작물, 다른 국가로 확산하면 국내에도 식량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다.

다행히 국내 쌀·감자·고구마 등의 자급률은 100% 수준이고, 수입 곡물도 국내에 2~3개월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식량위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2천300만t에 달하는 연평균 곡물 수요량 중 1천600만t을 수입하는 상황에서 자칫 글로벌 변수에 따라 식량수급에 균열이 날 수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가 농수산물 생산과 공급, 수요 사슬을 파괴해 올가을 농수산식품 생산량과 유통량을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농업생산 차질은 외국인 취업을 허용하는 계절 근로자 감소로 이미 시작됐다.

2015년 19명에 불과했던 이들 외국인 농업 근로자는 지난해 3천600명으로 늘었는데 코로나19로 이들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농촌 현장은 농번기 일손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외국인 고용허가제 인력의 11%가 농업 부문에 종사하는 등 국내 농업생산은 외국인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국인 선원이 없이는 조업이 어려운 수산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전남 나주 배 재배 농가 2천여가구의 저온 피해율이 85%에 달해 나주 전역에서 저온에 따른 배 착과(着果) 불량이 발생해 올해 수확량은 사상 최악이 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사과 등 다른 작물에서도 전국적인 저온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수산물도 마찬가지인데 2020년산 김 생산량은 35만5천t이며 생산액은 3천749억원으로 2017년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겨울부터 계속된 고수온 현상으로 전년도보다 김 생산량이 21%나 감소했으며, 생산액도 11% 줄었다.

송주호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농업' 최근호에서 "지구 북반구에서 많은 농수산품목 수확기가 임박했고 노동력 부족은 생산손실과 시장 공급량의 일시적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생산과 소비자 수요, 식품 공급망 등 전 분야에서 혼란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