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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올 세계성장률 –5.2% 전망

세계은행(WB)은 8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2%로 하향조정했다.

특히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경우 자료 분석을 시작한 이래 처음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등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라면서 하방 위험성이 큰 시나리오에서는 -8%까지 역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WB는 이날 전 세계 183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2.5%)보다 무려 7.7%포인트나 떨어뜨린 -5.2%로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은 4.2%로 전망했다.

WB는 매년 1월과 6월 등 두 차례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간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세계경제 성장률을 1월 전망치(3.3%)보다 6.3%포인트 떨어진 -3.0%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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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가 산출한 성장률 전망치는 시장환율 기준이다. IMF가 사용하는 구매력평가(PPP) 모형을 적용한 전망치는 -4.1%로, 이 기준으로 봐도 IMF보다 성장률 전망치가 낮다.

WB는 1870년 이후 1914년, 1930~1932년, 1945~1946년 이래 네 번째로 극심한 경기침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공황 때인 1930~1932년에는 전세계 성장률이 -14.5%, 2차 세계대전의 전쟁 특수가 끝난 1945~1946년에는 -13.8%였다.

또 90% 이상 국가에서 일인당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1870년 이후 가장 많은 국가가 타격을 받은 것이다.

세일라 파자르바시오글루 세계은행 부총재는 전화 언론 브리핑에서 "전염병 대유행만으로 촉발된 첫 경기침체로,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또 "7천만명에서 1억명을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도의 빈곤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직전 전망 때 극빈층 규모는 6천만명이었다.

아이한 코세 WB 전망 담당 국장은 이번 전망이 가장 빠르고 가파른 낙폭을 기록한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 경제가 1월 전망치(1.4%)보다 8.4%포인트 떨어진 -7.0%,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은 1월(4.1%)보다 6.6%포인트 내려간 -2.5%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흥·개도국이 1960년 자료 분석 시작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권역별로는 중국과 한국이 포함된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0.5%)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선진국에서는 미국 -6.1%, 유로존 -9.1%, 일본 -6.1%로 전망됐다.

신흥·개도국에서는 중국 1.0%, 러시아 -6.0%, 브라질 -8.0%, 인도 -3.2% 등으로 예상됐다. 중국은 1976년 이래 최저 성장률이다.

또 미국, 유로존, 중국 성장률이 동시에 1% 하락할 경우 이로 인한 다른 신흥국과 개도국의 성장률 하락 폭은 1.3%포인트로 추정했다.

한국 전망치는 이번 보고서에서 따로 제시되지 않았다.
세계 교역 규모는 13.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전망은 선진국에서 올해 중반까지 코로나19 확산 억제책을 제거하고 금융시장 혼란이 오래가지 않는다고 가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예상보다 오래갈 경우 성장률을 -8.0%, 단기에 발병 억제책이 제거될 경우 -4.0%로 예상한 두 가지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했다.

파자르바시오글루 부총재는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드는 전망이다. 건강과 경제 비상사태 대처가 첫 번째 의제"라면서 "더 많은 사람이 가난과 실업에 빠지는 것을 막으려면 가능한 한 빠른 회복을 재건할 방법을 찾기 위해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