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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20년 우려하는 이탈리아…"이번에 경제 구조개혁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최대 피해국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가 코로나19 위기를 활용해 대대적인 경제 구조개혁에 나설 태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세페 콘테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을 논의하는 다자 정책회의 개막 연설에서 "우리는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역이용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이탈리아를 정체시킨 모든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면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콘테 총리는 구체적으로 ▲ 관료주의 관행 타파 ▲ 디지털 및 녹색 에너지에 대한 투자 확대 ▲ 교육 개선 ▲ 빈곤층 지원과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 확대 등을 언급했다.

그는 회의에 앞서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 개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복안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해 EU가 제공하는 경제 회복 기금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올바른 방향의 개혁이 필요하다며 결국 개혁이 경제 회복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집행위는 최근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회원국을 돕고자 7천500억유로(약 1천20조원) 규모의 기금 조성을 제안했으며 이 가운데 1천727억유로(약 238조원)가 이탈리아에 할당될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정부 재정적자와 국가 부채에 시달리는 이탈리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장기 침체에 빠졌으며, 코로나19로 이러한 위기는 더 심화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를 두고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른다. 일각에선 이미 성장 한계에 부딪힌 현재의 경제 구조를 지속한다면 '잃어버린 20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을 비롯한 많은 경제 관련 기관들은 올해 이탈리아의 경제성장률이 -10% 안팎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콘테 총리가 경제 회복 로드맵을 수립하고자 소집한 이번 회의는 내각 장관들과 기업인, 주요 노동조합 등 주요 경제 주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9일간 진행된다.

극우 정당 동맹을 비롯한 야권은 이번 회의가 실효성 없는 '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며 불참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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