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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대중적 '셀토스'가 가지지 못한 '캡처'의 상품성

르노삼성자동차 'QM3'에 대해 너무 작은 차라는 생각이 많았다. 아무리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조그만한 차는 타고 싶지 않았다. 구매를 한다면 말이다. 더군다나 르노삼성은 안전 장비 부분에 있어 미흡한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런 생각의 흐름 속에서 르노삼성의 차량은 판매가격이 높고 서비스 부분에서도 높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과 긴 대기 기간에 대한 부분까지 겹쳐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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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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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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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3 2세대 풀체인지(7년만의 변경) 모델인 '캡처(CAPTUR)' 또한 외부에서 보면, 차량 크기가 역시 작다. 밖에서 보는 이 차에 대한 느낌은 외관 디자인만 바뀌었을 뿐, 크기 부분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그러나, 차량을 크기로만 판단할 수 없고 이것만으로 구매 의사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당연히 공간성 면이 그에게는 큰 화두가 된다. 그러나 홀로 사는 이나, 신혼부부에게는 실내 공간이 그리 큰 요구 조건이 아니다. 현재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판매량 1위는 기아자동차 '셀토스'이다. 이 차는 여러면을 충족시키고자 노력한 차량이다. 공간성, 안전, 편의 등 많은 고객을 포섭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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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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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캡처는 이와는 좀 다르다. 여러면을 다 충족시키고자 하지는 않았다. 이 차량은 유럽에서 이미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차이고 한국에는 스페인 공장에서 만들어져 수입되고 있다. 차 문을 열고 하단을 보면, 'MADE IN SPAIN'이라고 적시 돼 있다. 소형 SUV 세그먼트에 속한 차량들은 대부분 품질면에서 좋지 못한 부분이 많이 확인된다. 그러나, 캡처는 주행, 안전/편의, 인테리어와 감성 품질면에서 낮은 수준의 품질을 확인하기 어렵다.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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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차였던 'TCe 260'의 경우, 엔진을 르노와 다임러가 공동 개발했다. 실린더블록과 피스톤, 크랭크 샤프트 등은 르노가, 실린더헤드와 흡기계, 밸브 등은 다임러가 만들었다. 이 때문에 메르세데스-벤츠 소형 차 일부 트림에도 이 엔진이 씌여지고 있다. 엔진과 관련, 메르세데스-벤츠가 엮여 있다는 점 때문이 아니라 양사의 공동 개발이 이뤄졌다는 점은 소비자로 하여금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가격만을 보면 캡처 가솔린 트림의 가격 구성의 경우, 2465-2748만원이라 비싸다는 인식을 주게 된다. "이렇게 작은 차가 뭐가 이렇게 비싸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셀토스 '1.6 가솔린 터보' 모델의 경우 출시가가 1881-2384만원이니, 소비자들은 차량 구매 시, 많은 고민이 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기자의 경우, 공간성 부분이 무척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차를 산다면, 캡처 구입은 어렵다. 그러나 만약 자녀가 없는 상황이었다면 충분히 구매 고민이 이뤄졌을 차량이다. 캡처의 경쟁 차량 대비 높은 가격은 타당한 이유가 있다. 그만한 값어치를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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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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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외관 디자인은 전면은 잘 생겼으며 뒷모습은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디자인 전체적으로 온순한 느낌은 아니다. 묵직한 느낌의 운전석 도어를 열고 시트 벨트를 착용하면, 화려한 느낌의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다. 센터 디스플레이에서는 'RENAULT' 표기가 나타나며 차량 정체성을 확인시켜 준다.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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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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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실내는 마치 콘셉트카를 보는 듯하다. 양산 과정에서 현실화 되지 못할 때가 많은데, 그대로 이뤄진 듯한 분위기였다. 실내는 외관과 달리 공간을 잘 해놔 의외의 넓은 공간감을 느끼게 된다. 캡처(4230mm)의 차체는 현대자동차 '베뉴(4040mm)' 보다는 크나, '코나(4165mm)' 보단 작다. 휠베이스도 캡처가 가장 길다. 4375mm의 차체 크기를 가진 셀토스와 비교, 캡처의 휠베이스는 10mm 더 크다. 의외의 공간성이다. 이를 통해 캡처가 어느 정도의 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는지 예측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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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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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캡처는 시트를 앞뒤로 16cm 조절 가능한데, 제일 뒤쪽으로 밀면, 뒷자리는 3명이 충분히 탑승 가능하다. 180cm 성인 남성이 등을 편히 하고 앉아도 손바닥 하나가, 머리 공간은 주먹 하나가 들어가는 공간 구성이다. 발 공간도 넉넉하다. 고개를 돌리면 작은 창이 있어 답답함을 해소시켜 주고 있다.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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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차에 올라 시트 벨트 착용 후 주행을 시작하며 캡처에서 느낀 감정은, 기어 노브를 잡고 변속하며 느껴진 고급감에 대한 놀람이었다. "철컥"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소형 SUV에서 느낄 수 없는 감흥이었다.

주행에서도 고급감·세련됨에 대한 느낌이 이어진다. '에코'와 '스포츠' 모드별 차이가 확연하고 주행감에서도 소형 SUV에서 느껴질 법한 주행 감성의 질을 뛰어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속 영역에 쉽게 다다를 수 있으며 레드존은 6500RPM 부터 시작하나 급가속을 해보니, 6000RPM까지만 상승됐다. 에코 모드에서의 브레이킹 감성은 예민하게 빨리 제동을 시켜주는 성격이었으며 스티어링 휠의 무거움도 에코와 스포츠 모드별 차이가 분명했다. 에코는 한손 주행에 어려움이 없으나, 스포츠는 버겁다. 스포츠 모드로 설정한 상태에서의 주행은 빠릿빠릿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스포츠에서 느껴지는 칼칼하고 고급스런 엔진음이 주는 매력이 크다.

가솔린 모델은 르노삼성 'XM3'와 동일한 엔진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비 수치는 차이가 매우 컸다. 가장 높은 수치는 9.4l/100km(10.6km/L) 밖에 되지 않았다. 셀토스 '1.6 가솔린 터보' 시승 과정 중 가장 잘 나온 평균 연비는 15.2km/L였다. 두 차의 해당 수치 모두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을 설정한 상태에서 확인한 것이었다.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과 관련해 '정차 및 재출발'이 된다는건 신호 대기로 정차 상황이 와도 해당 기능이 오프가 되지 않고 유지되고 이후, 재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시승 차는 정차 이후 약 5초 정도가 지나면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이 해제됐다. 캡처 기본 사양에서는 'INTENS'와 'EDITION PARIS' 모두 정차 및 재출발이 제공된다고 표시되고 있으나, 실제 주행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XM3의 경우, 신호 대기 상황에서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이 해제되지 않았다.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편의 사양과 관련, 앞좌석 가운데 암레스트의 공간이 좁은점, 통풍 시트가 제공되지 않고 있는 부분, 뒷좌석 가운데 암레스트 미제공 등이 단점 사항이다. 운전자가 1열 컵홀더 사용 시, 동승석에 착석한 사람에게 방해를 주게 되는 자세를 취하게 되버리는 위치 설정은 차 만들기 고민의 부족함이 느껴졌다. 운전석 시트 위치 조절은 가장 큰 단점이었다. 작동 시, 손이 도어에 걸리고 자세가 잘 나오지 않았다. 주행 중 조작 시, 누가해도 불편함을 느낄법한 차량 구조였다. 문을 열고 조절을 하라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대중성 면에서는 같은 세그먼트에서 캡처가 셀토스 판매량을 이길 수는 없다. XM3가 선전하고 있지만, 결국 셀토스에 밀리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캡처는 밖에서 보면 작은 차일 것 같으나, 실내는 제법 넓다. 4인 가족이 타면 공간적 협소함이 체감되겠으나, 공간 자체는 잘 나왔다. 더불어, 고급스러운 주행 질감, 세련됨 등의 부분은 셀토스가 갖추지 못한 이 차의 장점이다. 20-30대 초반이 캡처를 구입하게 될 것이다. 비록 대중적이지는 못하나, 차량 선택을 후회할 일은 없을 것으로 판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