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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볼트 EV', 주행가능거리 길지만 안전 사양은 미흡"

"전기차 충전소가 많아져야 한다. 이 부분만 잘 해결되면 환경도 보호되고 전기차가 좋은 것 같다. 이것이 잘 진행되면 좋겠다."

지난 18일, 쉐보레 '볼트 EV'를 타고 강원 양양군 강현면 소재 낙산항에 도착해 주차하던 상황 속에서 근방 한 음식점 관계자가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그는 연신 충전소 부족 부분에 대한 우려감을 언급했고 그 부분에 대한 해결 부분에 간절함을 가지고 있었다.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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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친환경차인 전기차와 관련해 주행가능한 거리가 400km대라고 한다면,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테슬라의 '모델S'는 무려 479.9km의 수치를 보이고 있고 '모델3'의 경우는 414.8km이다. '2020년형 볼트 EV'는 모델3와 비슷한 414km 주행거리 인증을 받았다.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의 경우는 405.6km이다. 기아자동차 '니로 EV'의 경우는 385㎞로, 이들 차량에 미치지는 못하나, 준수한 수준이다. 볼트 EV의 경우, 2020년형 이전에는 383km였다. 31km가 더 늘어난 것인데, 이전에는 니로 EV보다 주행 가능한 거리가 보다 짧았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271㎞로, 이들 차량과 비교해 경쟁이 되지 않는다. 르노삼성자동차 'SM3 Z.E.'는 213km로, 나열한 이들 차량 중에서 주행 가능 거리 수치가 가장 적다.

전기차에 있어 주행 가능한 거리는 '생명'과 같다. 이번 볼트 EV와 같이 아무리 동급에서 유일하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썼다고 한들,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짧다면, 바로 충전 문제에 직면하게 되고 장거리 주행은 불가능 해지게 된다.

정부와 지자체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제외한 볼트 EV의 출시가는 4593-4814만원이다. 실구매가는 2673만원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제조사 측은 설명하고 있다. 2020년 기준이며 이 정도의 가격이라면 매력적이다.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건 주행 가능 거리인건 두번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겠으나, 그렇지만 볼트 EV는 안전/편의 면에서는 불만족스러운 것이 많았다. 같은 400km대의 주행 가능거리 수치를 보이고 있는 코나 일렉트릭과 비교를 해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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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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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볼트 EV의 경우, 반자율주행이 되지 않는다. '크루즈 컨트롤' 장치만 있고 차간거리 조절 기능이 제공되지 않아 반자율주행이 이뤄지지 않는다. 해당 기능 작동 버튼으로 보이는 것은 '충돌 경고(3단계)'이다. '차선유지보조' 기능은 있는데, 활용성이 매우 적을 것이라고 판단됐다. 기능성이 매우 떨어졌기 때문이다. 차선 근접 시, 뭔가 살짝 반응하는 것 같기는 했으나, 차선을 유지해주는 보조 장치가 도데체 맞는 것인지 의아스러웠다.

직접 코나 일렉트릭을 시승해 본적은 없으나, 현대차의 '차로이탈방지 보조' 기능은 잘 만들어져 있고 정차 및 재출발이 제공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장착 돼 있으며 내비게이션 정보를 이용해 차량 속도를 제어해 주는 '고속도로 주행보조(HDA)'까지 마련 돼 있다. HDA 기능은 매우 수준 높은 기능이라, 볼트 EV가 이 같은 현대차의 안전 사양들을 따라잡는 것이 쉽지는 않다.

코나 일렉트릭의 출시가는 볼트 EV와 큰 차이가 없는 4690-4890만원이다. 두 차량의 주행 거리 차는 8km 밖에 나지 않는다. 이에, 충전 시설과 관련한 양사의 보유 역량에 대해서도 소비자는 살펴보고 판단을 해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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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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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볼트 EV 구입을 고려할 시, 2020년형이고 크게 달라진 것은 없으나, 차량의 세부적인 면도 봐야 할 것이다. 운전석에 앉아 팔을 걸치고 있으면, 제법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운전석에서 뒷편을 돌아보면, 시트가 껑충한 느낌이 있다. 뒷자리에 앉아봤을 때에도 1열 창틀이 낮아보이며 시트 포지션이 높다는 것에 대해 체감 가능하다. 윈드쉴드의 크기는 큰 편이며 계기판의 크기는 작다. 센터 디스플레이의 각도는 기울어져 보기 편하다. 작은 창이 하나 더 나 있는 1열 개방감이 장점이다. 시트는 뻑뻑한 편이다. 중저가의 느낌이며 고급스럽지는 않다. 뒷좌석 시트는 좀 뉘어진 편이었다. 공간적 부족함은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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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단점으로는 도어 락 버튼의 경우, 왼손 중지로 조작하게 돼 있는데 각도가 불편하다. 1열 선쉐이드의 경우 램프가 있지 않았으며 주행을 하는 과정에서 센터 디스플레이 화면이 스티어링 휠을 소지한 손에 가려졌다. 화면 하단의 많은 부분이 가려져 불편함을 주는데, 이해할 수 없는 차량 구조였다. 뒷좌석 도어 암레스트의 재질이 플라스틱이라 팔꿈치가 쓸렸고 아팠다. 팔꿈치를 대기가 싫었다. 이 부분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차 만들기였다. 운전석 뒷편 좌석은 포켓이 있지가 않았다. 시트 재질이 뻑뻑한 느낌이 있는데 뒷좌석에서 장시간 앉아있다 보니, 허리 통증이 왔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편이다. 주행 중, 차량 밖에서 진동 보다는 소음이 잘 들려오는 편이다. 그렇더라도 고속 영역에서도 다른 차량 주행 소리만 조금 들려올 뿐, 정숙한 편이다. 이날, '코로나19'로 인해 뒷좌석에 따로 앉아있는 시간이 길었는데, 흔들림이 적고 편안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장시간 탑승하다 보니 고속도로에서 충격이 오기도 했는데 충격이 강하게 오기도 했다.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울 정도로 몸을 흔들거리게 만들기도 했다. 저속으로 코너를 돌 때에도 많은 흔들림이 오기도 했다. 후륜이 '토션빔' 타입이라, 날 것의 느낌이 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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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코나 일렉트릭과 볼트EV는 마력(204)은 동일하나, 토크는 볼트 EV(36.7)가 코나 일렉트릭(20.3)보다 높다. 볼트EV가 토크에서 앞서 있다. 주행 감성과 관련해 볼트EV가 코나 일렉트릭에 비해 좀 더 안정적이라고 비교/평가하기도 하며 핸들링의 경우도 볼트EV가 우위에 있다는 내용도 있다. 쉐보레 차량의 특징에 대해 안정감 있는 주행 감성이 언급되기도 한다.

이날, 가장 높게 나온 평균연비는 6.6km/kwh(킬로와트시)였다. MICHELIN의 'ENERGY SAVER A/S 타이어(215/50R17)'를 장착하고 있었다.

미국(미시건주 오라이언 공장)에서 수입 돼 한국에 들어오는 볼트 EV는, 외관/실내 디자인이나 공간성, 안전/편의성 면에서 수준 낮은 차는 아니다.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전기차이고 이것을 통해 소비자를 충분히 잘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쟁 차, 특히 코나 일렉트릭이 사양 부분에서 주는 매력도가 높은 편이라 현대차를 상대하지 못한다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승부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