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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아파트 증여 올해 최대…보유세·양도세 등 절세 노려

지난달 전국에서 이뤄진 아파트 증여 건수가 올해 들어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세 부담을 피하는 한편 이달 말로 종료되는 양도세 중과 면제 혜택도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5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6천574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서울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지난달 1천566건을 기록해 3월(987건)과 4월(1천386건)에 이어 2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2006년부터 지난해 연평균 증여 건수(522건)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들어 서울의 1∼5월 누적 증여 건수는 6천91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천639건)보다 49.1% 증가했다.

지난달 고가 주택이 몰려 있는 강남구(260건), 서초구(174건), 송파구(82건)에서 상대적으로 증여 건수가 집중됐다.

구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서초구(29.5%), 송파구(23.8%), 강남구(11.5%) 순으로 높았다.

강남·송파구는 석 달 연속, 서초구는 넉 달째 증여 건수가 증가세를 보였다.

이 밖에 도봉구(33건)와 광진구(27건)가 넉 달 연속 증여 건수가 늘어났다.

은평구(91건), 노원구(75건), 용산구(71건), 구로구(48건), 성북구(45건), 서대문구(31건), 금천구(20건), 강북구(15건)도 3개월 연속으로 증여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서울은 상반기까지 팔아야 하는 보유세·양도소득세 절세 매물이 증가하면서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달 1일 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서울 주택종합(아파트, 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 가격은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하락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보유세를 내지 않으려면 지난달 말까지 주택을 팔고 등기 이전까지 마쳐야 했다. 또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이달 말 전에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달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한 기한이 촉박해지자 집주인들이 주택을 싸게 파는 대신에 증여세를 내고 증여를 하겠다고 돌아선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증여 또한 양도세 부담이 있어 다주택자의 경우 이달까지 증여를 마쳐야 양도세 중과가 되지 않는다.

특히 최근 늘어난 증여의 상당수는 부담부증여로 보인다. 부담부증여는 임대보증금 같은 채무를 같이 넘겨주는 조건으로 집을 증여하는 것으로, 증여금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부담부 증여 시 대출이나 전세 보증금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중과세가 적용되는데, 양도세 중과세 적용 유예기간(6월 30일)을 활용하면 일반 과세가 적용돼 세금이 줄어들게 되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울러 전국의 법인이 개인으로부터 사들인 아파트 매수 건수도 지난달 4천54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2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지난 4월(2천884건)에 큰 폭 줄었지만, 다시 반등한 것이다.

서울도 지난 2월 342건, 3월 195건, 4월 136건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184건으로 다시 늘었다.

개인이 법인에 아파트를 양도하는 경우도 양도세 중과세 적용 유예기간을 활용해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피하고, 향후 상승분에 대해서는 저렴한 법인세를 낼 목적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