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반도체 강자로 떠오르는 애플, 최대 수혜자는

[재경일보=윤근일 기자] 애플이 지난 22일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본사 애플파크에서 온라인으로 개최한 '세계개발자대회 2020'(WWDC 2020)에서 올해 말부터 자사 데스크톱·노트북 맥(Mac)에 자체 설계한 시스템온칩(SoC) '애플 실리콘'을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2005년 칩 공급업체를 종전 파워PC에서 지금의 인텔로 바꿔 인텔 CPU(중앙처리장치)가 내장된 PC를 2006년부터 판매해오고 있었는데 지난 15년간의 협력 관계를 끝내기로 한 것이다.

애플이 하드웨어 뿐 아니라 두뇌에 해당하는 칩까지 자체 생산하기로 하면서 애플의 강력한 장점이 하나 늘어난 것이다.

애플은 자체 설계한 반도체칩이 전력 소모는 더 적으면서 고성능 그래픽을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그동안 반도체 업체를 포함한 부품 전문업체들로부터 부품을 아웃소싱해 아이폰·아이패드·맥·에어팟 등 전자기기 제국을 건설했다.

맥북 아이맥
사진 애플

그러나 팀 쿡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이처럼 외주를 준 사업의 많은 부분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애플은 2010년 아이폰에 들어가는 반도체칩을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고 이날 발표로 반도체 산업계의 지형은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만 반도체 업체가 애플의 이 노선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 경제일보는 애플의 이같은 움직임에 자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TSMC에 맡길 것이라고 관측한다.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TSMC와 ARM은 2010년 7월 양사 간에 장기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약을 맺어 ARM 프로세서 기반의 SoC 생산에 나섰다.

애플 실리콘은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기술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대만 관련 업계에서는 애플 실리콘을 TSMC가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어 인쇄회로기판(PCB) 제조로 유명한 유니마이크론 테크놀로지(Unimicron)의 북부 타오위안(桃園) 공장에도 생산시설이 설치될 것이라고 대만 경제일보는 덧붙였다.

또한 애플의 주주에 대한 수혜도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맥의 반도체를 자급하면 애플이 컴퓨터 1대당 75∼150달러의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이는 소비자 편익이나 주주 이익으로 환원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 실리콘'을 두고 "맥에는 거대한 도약이 될 역사적인 변화"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은 애플의 핵심이었는데 자체 설계한 커스텀 실리콘과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애플 실리콘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앱스토어 팀 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