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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70주년에 文 대통령, 도발엔 단호한 대응 원칙 속 평화메세지 밝혀

[재경일보=김미라 기자] 6.25전쟁 70주년을 맞은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는 한편 북한 체제의 안전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날 행사는 북한의 연이은 대남비난으로 한반도에 위기감이 고조됐다가 북한이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며 긴장완화 조짐을 보이는 등 남북관계가 중대 기로를 맞은 시기에 열려 더욱 관심을 끌었다.

6·25전쟁 70주년 행사 참석하는 문 대통령 (성남=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0.6.25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 전쟁 70주년 행사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우리 군은 어떤 위협도 막아낼 힘이 있고,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우리는 두 번 다시 단 한 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며 "그러나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방위적으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강한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동맹 위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도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군사행동 위협이 이어져 온 가운데 군사적 도발을 비롯해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추가 조치를 취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확고한 태세를 갖추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을 반대한다"며 "남북 간 체제 경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남북이 서로를 적대시하는 체제 경쟁에 마침표를 찍고 상호 체제 인정이라는 기존 남북 합의를 토대로 평화를 모색하자는 대북 메시지로 읽힌다.

또한 문 대통령은 통일에 앞서 평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끊임없이 평화를 통해 남북 상생의 길을 찾아낼 것이다.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며 "통일을 말하려면 먼저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북한의 태도 변화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반드시 이뤄야 할 책무이다. 8천만 겨레 모두의 숙원"이라며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이들에게 공통된 하나의 마음은 이 땅에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 오래된 전쟁을 끝내야 한다.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않는 것이 종전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국기에 경례하는 문 대통령 내외 (성남=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0.6.25

한편 문 대통령은 연설 도중 "우리 민족이 전쟁의 아픔을 겪는 동안 오히려 전쟁특수를 누린 나라들도 있다"며 일본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이날 행사는 참전 유공자와 유족, 정부 주요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25 전쟁 당시 헌신한 이들에 대한 경의를 담아 '영웅에게, Salute to the Heroes(영웅에 경례)'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미군 '전쟁포로 및 유해발굴 감식국'(DPAA)을 통해 70년 만에 조국의 품으로 귀환하는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가 자리한다.

행사에서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6·25 전쟁에 참전한 국가의 정상들이 보내온 우정과 평화의 영상 메시지도 상영됐다.

정부는 무더위로 인한 고령층 참석자들의 건강을 배려, 6·25 전쟁 기념행사 가운데 처음으로 해가 진 뒤 행사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