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EU의장국 독일의 WHO 개혁압박…"코로나19 대응평가 서둘러라"

독일 보건장관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평가를 서두르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WHO 탈퇴를 공식 통보한 가운데 하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은 독일의 이런 입장표명은 EU가 WHO에 대해 강경노선을 취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망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WHO의 대응을 평가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이번 주와 2주 전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적인 위원회를 신속히 출범시키라고 명확히 촉구했다"고 밝혔다.

WHO는 지난주 독립 패널을 설치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WHO와 각국 정부의 대응을 평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WHO는 지난 5월 세계보건총회 결의안에 따라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대응으로 얻은 경험과 교훈에 대해 평가하기 위한 패널을 설치했다. WHO 측은 평가가 WHO의 대응에 한정된 게 아니라 글로벌 대응을 모두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패널은 오는 11월 보건장관들의 연례총회에 중간보고서를 제출한 뒤 내년 5월에 최종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WHO가 코로나19 대응에서 발원지인 중국에 너무 친화적으로 행동하고, 중국 당국의 초기대응에 대해 충분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비난한 바 있다. 미국은 이후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에 불만을 품고 지난 7일 WHO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그동안 독일은 미국의 비난에 대해 WHO를 전체적으로 비호했지만, 앞으로는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내다봤다.

독일은 미국과 영국, EU에 이어 WHO에 재정기여도가 4번째로 크다. 독일은 WHO에 대한 자금 및 의료 장비 기부를 늘려 기존 기여금을 포함해 올해에만 모두 5억 유로(약 6천86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슈판 장관은 "코로나19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 평가는 중요하다"며 "이는 WHO의 지배구조와 정치적 과학적 층위 간 협력 개선을 위한 빠른 조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U 회원국들은 이번 평가가 WHO의 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주요 7개국(G7) 간에도 협의가 이뤄진 내용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개혁의 목표가 WH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향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WHO 유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