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회사채 발행은 늘었지만 양극화는 심화됐다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직접금융 조달 규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대비 소폭 늘어났다. 다만 신용등급이 'BBB'를 비롯 그 이하 등급인 회사채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 기업자금 조달은 물론 금융시장에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회사채 발행 규모는 89조3천59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조2천617억원(3.8%)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4월 회사채 시장이 경색됐는데 이후 정부 대책 등에 힘입어 5월부터는 회복되는 분위기였다"며 "코로나19에도 전체적으로 회사채 발행 규모가 늘어난 이유"라고 설명했다.

무보증 일반 회사채 AA등급 이상 비중 80% 넘었다.

이중 무보증 일반회사채의 등급별 발행규모는 AA등급 이상이 올 상반기 22조2천900억원으로 80.4% 비중을 보인 가운데 A등급 4조6천120억원으로 16.6%, BBB등급 이하는 8천3백억원으로 3% 비중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AA등급 이상이 17조8천4백억원으로 69.4%, A등급이 6조3천150억원으로 24.6%, BBB 등급 이하가 1조5천362억원으로 6%비중을 보인것과 비교해볼 때 AA등급 이상에만 돈이 몰리게 되는 양극화가 심화됐음을 보여준다.

일반 회사채 등급별 발행 규모 및 비중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 제공

회사채 발행의 이같은 추세는 국내 채권시장에 부정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 최우석 평가정책본부장은 '소멸에 이른 BBB 등급과 벼랑 끝에 선 A등급, 한국 채권시장의 위기' 칼럼을 통해 "국내 기업의 대부분이라 할 수 있는 BBB 등급 이하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기업 모두 직접금융시장 창구가 막혔다고 봐도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 본부장은 "자금 조달 기회의 양극화는 기업의 양극화를 확대하는 요인"이라며 "투자등급 기업도 다소 높은 금리로라도 자금조달을 할 창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상반기 금융채는 52조1천529억원으로 전년 대비 9천654억원 감소(1.8%p↓)했으며 상반기 ABS는 9조4천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2천263억원 증가(30.9%↑)했다.

6월 말 기준 회사채 잔액은 1년 전보다 43조2천270억원 늘어난 546조2천880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