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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독 미군 감축안 발표, 주한 미군 감축에는 "논의된 바 없다"

미국이 29일(현지 시간) 독일에 주둔 중인 자국군(주독 미군)에 대한 감축안을 발표했다. 주한 미군 감축 여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독 미군 5천600명을 유럽에 재배치하고 6천400명을 미국에 복귀시키는 등 모두 1만1천900명을 독일에서 감축하는 안을 발표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감축안이 현실화되면 감축되면 주독 미군은 2만4천명으로 줄어든다.

에스퍼 장관은 이 계획이 대 러시아 억지력을 높이고 군대를 흑해나 발트해 등 더 동쪽으로 이동시키려는 더 큰 전략적 목표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P는 국방부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재배치 완료까지 몇 년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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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독일이 돈을 안 내서 감축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더는 호구(the suckers)가 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는 등 독일의 국방비 지출 수준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감축 완료까지 수년이 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계획대로 실행될지는 불분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주한 미군 감축에 대해서는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한미 양국은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며 "주한미군 규모 조정과 관련해 한미 양국 간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주한 미군은 현재 2만6천여명가량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표류하는 가운데 미국의 전 세계 병력 태세 검토 작업과 맞물려 주한미군 감축 카드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17일 배포한 '국가 국방전략(NDS) 이행:1년의 성취'라는 자료에서도 "각각의 전투사령부가 작전 공간을 최적화하기 위해 기존 임무와 태세를 통합하고 축소하는 백지상태의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몇 달 내에 인도·태평양사령부, 북부사령부, 수송사령부와도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한 미군은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소속되어 있다.

9일 대구 미군기지 캠프 워커에서 열린 미19지원사령부 지휘관 이취임식에 한미 장병들이 함께 참석하고 있다. 202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