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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어려워진 가계경제, 연금 중도인출 가능할까

칠레에서는 30일(현지시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연금의 최대 10%까지 미리 찾아 쓸 수 있도록 중도 인출 신청을 허용하자 수도 산티아고의 민간 연금관리회사(AFP)들 사무실 앞에는 직접 신청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AFP의 신청 사이트는 접속자가 몰려 다운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10만 명 이상의 가입자가 중도 인출을 신청했다.

칠레에 앞서 페루도 지난 4월 연금 가입자들이 최대 25%를 미리 인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콜롬비아 역시 10% 인출 허용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중남미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경제위기로 인한 중도인출이 잇따르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가계 경제 지표는 부정적이다.

연금 중도인출 신청하려 줄 선 칠레 사람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가계대출 높아진 대한민국, 73세까지 일해야 하는 현실

지난 19일 국제금융협회(IIF)가 공개한 최신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39개 나라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97.9%로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 비율(97.9%)은 작년 1분기(92.1%)보다 5.8%포인트(p) 높아졌는데, 이런 오름폭도 홍콩(9%p·73.5→82.5%)과 중국(6.4%p·52.4→58.8%) 다음 세 번째로 컸다.

IIF는 "중국, 한국, 터키, 멕시코에서 금융을 제외한 부문(가계·비금융기업) 부채의 GDP 대비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이런 가계·기업 부채(신용) 급증 현상은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28조9천억원으로 5월 말보다 또 8조1천억원 증가했다.

최근 통계청이 공개한 '2020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5~79세 중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비율이 67.4%(962만명)에 달했고 평균적으로 보면 73세까지는 일을 더 하고 싶어 했다.

그 이유로는 '생활비에 보탬'(58.8%)을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다.

희망하는 월 소득을 보면 150만~200만원 미만(22.7%), 100만~150만원 미만(19.5%), 200만~250만원 미만(17.9%) 등 순이었다.

55~79세 가운데 지난 1년간 연금을 받은 비율은 47.1%(671만 6천명)에 그쳤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63만원이었다.

연금으로 생활하기가 어려워 일을 해서 간극을 메우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금

국민연금 중도상환 어렵지만...주택연금 가입연령 완화, 코로나 사유 퇴직연금 담보대출 및 중도인출 확대 추진 주목

국민연금은 65세부터 받을수 있는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돌려받을 수 없다. 대신 반환 일시금이라고 해서 3가지 요건에 해당되어야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다.

▲가입기간이 10년 미만인 사람이 60세가 된 경우 ▲가입자가 사망하였으나 유족연금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 ▲국적을 상실하거나 국외로 이주한 경우 등이다.

한편으로는 연금 이외의 노후 생활 자금 확보 수단으로 최근 가입 조건이 완화된 주택연금도 주목할수 있다. 재산이라곤 집 한 채가 전부인 경우 노후 자금 확보에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주택연금은 안정된 노후를 위해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맡기고 국가로부터 매달 연금을 받는 제도다.

정부는 최근 주택연금 가입 연령을 '부부 중 한 명만 만 55세'로 완화해 65세 국민연금 수급까지 기다려야 하는 주택 소유 조기 퇴직자의 노후자금 확보 수단을 열어주었다.

주택가격은 가입 시점에서 한국감정원이나 국민은행 기준으로 시세 9억 원 이하면 된다. 다주택자도 집값의 총합이 9억 원을 넘지 않으면 가능하다. 만 55세에 가입할 경우, 시가 3억 원이면 46만 원, 5억 원이면 77만 원, 7억 원이면 107만 원, 9억 원이면 138만 원을 사망 시까지 매달 받는다.

주택구입이나 전세금·보증금, 파산선고·개인회생 절차 개시, 대학등록금·혼례비·장례비 등을 중도인출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퇴직연금의 중도상환 사유 확대에 나서는 한편 담보대출 허용에 나서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 중도인출은 확정급여(DB)형에서 불가하고 확정기여(DC)형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만 가능하다.

퇴직연금 담보 대출도 무주택자의 주택구입이나 전세금·보증금, 6개월 이상 요양, 파산선고·회생 절차 개시, 기타 천재지변 등의 경우에만 허용되던 것을 코로나19도 포함하고 있다.

단 담보대출을 허용한다 해도 담보는 퇴직연금 적립금의 50%로 제한한다.

정부는 코로나19를 퇴직연금 담보대출 및 중도인출 사유로 인정하기 위해 시행령 개정에 나서고 있다. 실제 시행까지는 하반기 중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