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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막히니 국내 호텔 예약률 고공행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자 국내 호텔 예약률이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여름철 휴가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최근 호텔업계에 따르면 한화리조트의 올해 여름 성수기 7∼8월 스위트 객실 예약률은 90∼95% 수준에 이른다. 이보다 저렴한 일반 객실 예약률이 80% 수준이다.

롯데호텔이 서울 잠실에 운영하는 최고급 호텔인 시그니엘 서울 역시 최근 코로나19가 무색하게 주말 투숙률이 90% 이상을 기록하는 등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호텔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는 방역과 위생 관리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고급 서비스 소비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가 더해지며 2030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라호텔은 올해 휴가철 7∼8월 투숙률이 6월보다 60% 증가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역시 올해 6∼8월 주중 투숙 또는 예약한 내국인 고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장기 투숙 예약도 늘어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8월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8월 중순에도 호텔 예약이 증가세를 보인다.

온라인쇼핑몰 위메프가 운영하는 여행 플랫폼 위메프투어는 임시공휴일 확정 소식이 발표된 지난 21일 전후인 20~22일 예약된 8월 14~16일 국내 호텔 체크인이 직전 주(13~15일) 예약보다 9.2배 늘었다고 31일 밝혔다.

이달 22일 기준 위메프투어의 올해 7~8월 국내 숙박 예약이 지난해 동기 대비 97% 증가했다.

1박과 2박 예약은 각각 66%, 144% 증가한 가운데 3박 이상 장기 예약은 615% 늘었고, 7박 이상 예약은 1천% 급증했다.

위메프는 이를 두고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일주일 살기', '한 달 살기' 등 장기 숙박이 부상한 것으로 분석했다.

호텔 이용은 단순히 객실 투숙에 그치지 않고 뷔페 등 호텔 내부 부대 식음료 매장 소비로도 이어지며 증가세도 눈에 띄고 있다.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제공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제공

롯데호텔은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 선호가 늘어나 식사를 즐기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인룸 다이닝 서비스가 포함된 '커플 패키지' 판매량은 올해 1분기 작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롯데호텔의 올해 2∼5월 인룸 다이닝 서비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40% 이상 증가했다.

서울 신라호텔이 운영하는 뷔페 '파크뷰'의 지난달 매출은 올해 3월보다 40% 증가했다.

하지만 고급 호텔을 채우던 미국·중국·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 자리에 내국인 관광객이 채워지고 있지만, 호텔업계가 당면한 코로나 한파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신라호텔의 올해 7∼8월 투숙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하면 45%나 줄어들어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

이날 호텔신라의 2분기 실적은 매출은 5천23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1.4%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677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객실 매출이 20%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만큼, 서비스를 더욱 고급화·차별화해 헤쳐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