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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백신등록, 큰 기대감 만큼 커지는 의구심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지난 해 12월 중국 우한을 시작으로 전세계로 퍼져나가며 2천만명의 확진자에 육박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2천만 명을 넘었고 국내에서도 집단발병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백신 등록은 코로나19로 싸우는 세계에 기대감을 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원격 내각회의를 주재하면서 "오늘 아침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이 등록됐다. 그것은 상당히 효율적으로 기능하며 지속적인 면역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타스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등록된 백신의 양산이 조만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원하는 사람 모두가 접종을 받을 수 있을 만큼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신은 모스크바의 세체노프 의대와 부르덴코 군사병원에서 각각 38명씩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임상 시험이 지난달 중순 마무리됐다.

이후 2차 임상시험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등록된 백신은 지난 1957년 옛 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을 따 '스푸트니크 V'(Sputnik V)로 명명됐다.

백신이 공식 등록 절차를 마침에 따라 조만간 양산과 일반인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RDIF 대표는 "백신 등록 이후 곧바로 3차 임상시험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한 달 동안 수만 명의 자원자들이 접종받을 것이다. 10월부터는 역시 자원자를 대상으로 대중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차 임상시험은 러시아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백신 1차 임상시험 접종 모습 [타스=연합뉴스 코로나19
타스=연합뉴스
러시아에서 공식 등록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Sputnik V)' 샘플. [타스=연합뉴스
타스=연합뉴스

이와 관련 해외는 물론 러시아 내 일부 전문가들도 수천~수만 명을 상대로 몇개월 간 진행되는 3차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성급한 백신 접종이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산제이 굽타 CNN방송 의학담당 기자는 11일(현지시간) 방송에 출연해 의구심을 나타내며 "당연히 나는 (러시아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 백신에 대해 아는 게 없다. (확보된) 데이타가 없다"고 말했다.

굽타는 러시아가 에볼라 백신을 개발하던 때가 생각난다면서 당시에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이) 러시아의 과거 백신 캠페인과 아주 비슷하게 보이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타릭 야사레비치 WHO 대변인은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 당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백신에 대한 WHO의 사전 자격 인정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는 "우리는 여러 백신 후보 물질이 개발되는 속도에 고무돼 있으며 이들 중 일부가 안전하고 효율적인 것으로 입증되기를 바란다"면서도 "절차를 가속하는 것이 곧 안전성과 타협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