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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차단’ 두달의 풍선효과…오피스텔과 규제지역 밖 아파트값 상승

다주택자와 법인 등의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한 6·17대책이 나온 지 2개월이 지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규제지역 밖에서 나타난 풍선효과

6·17대책 발표 직후 규제지역에서 빠져 '풍선효과'가 우려되던 경기 김포시와 파주시 등에서는 집값 상승이 현실이 됐다.

올해들어 대책 전까지 0.35% 상승하는 데 그쳤던 김포 아파트값은 최근 2개월간 4.90% 올랐고, 경기 파주시는 올해 대책 전까지 0.26% 내렸던 아파트값이 최근 2개월 사이 2.37% 올랐다.

경기도 하남시(4.19%)를 비롯해 충남 계룡시(6.43%)와 공주시(4.55%) 등도 대책 이후 집값이 많이 뛰었다.

아파트 어렵다면 오피스텔로...오피스텔 평균 전세가 고공행진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있는 오피스텔인 '강남 지웰홈스' 전용면적 29.87㎡는 지난달 9일 2억1천800만원(6층)에 팔렸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의 전세는 같은 달 20일 2억1천500만원(3층)에 거래됐다. 매매가와의 차이는 300만원에 불과하다.

전셋값이 매맷값에 육박하거나 더 높아져 나중에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렵다는 일명 '깡통전세'다.

경기 고양 일산동구 백석동에 있는 오피스텔인 '백석역동문굿모닝힐Ⅱ'는 지난달 18일 전용면적 29.33㎡가 1억원(3층)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의 전세는 같은 달 15일과 31일 1억2천만원에 거래됐다. 매매가보다 전셋값이 2천만원 높은 것이다.

관심받는 주거용 오피스텔

19일 KB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평균 전셋값은 지난 6월 2억47만원으로 2억원을 돌파했고, 지난달에는 2억100만원으로 더 올랐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은 지난 6월과 지난달에 80.3%로 나타나 2010년 7월 KB 오피스텔 통계가 공개된 이래 가장 높았다.

경기 오피스텔의 평균 전셋값도 지난 4월 1억7천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달에 1억7천424만원까지 상승했다. 전세가율 또한 역대로 가장 높은 83.8%로 나타났다.

정부 공인 시세 조사기관인 한국감정원 통계로도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평균 전세가율은 83.5%로, 2018년 1월 오피스텔 가격 동향 조사 통계 공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서울도 각각 84.3%, 82.8%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피스텔은 월세 수익을 위한 대표적인 임대수익형 상품으로, 전세 공급이 상대적으로 적어 전세가율이 높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지난달 31일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 시행을 계기로 오피스텔 전세가 더욱 부족해지고 가격이 치솟을 조짐을 보인다.

올해 잠정 집계된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4만161실로, 공급이 가장 많았던 2016년 물량(9만2천418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오피스텔은 매매가가 오르는 것보다 전셋값이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오피스텔 전세 매물도 점점 부족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유동자금이 풍부한 환경 속에서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주거 상품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시세도 오르는 것"이라며 "대표적인 서민 주택인 연립·다세대와 1∼2인 젊은 가구가 많이 사는 오피스텔에 상대적으로 취약 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만큼, 정부가 풍선효과 방지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