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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가계빚…금융위 “금융사 신용대출 관리 필요”

우리나라 가계 빚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택담보대출과 빚내서 투자하는 일명 '빚투'열풍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계 대출에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관리의 필요성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19일 내놓은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2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천637조3천억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가장 많았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2분기(4~6월)에만주택담보대출이 15조원 가까이 급증한 점과, '빚투' 열풍에 증권사의 2분기 신용공여액도 사상 최대로 늘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2분기 가계신용은 1분기 말보다 25조9천억원(1.6%) 늘었다. 작년 2분기보다는 80조5천억원(5.2%) 불었는데 작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2018년 4분기(86조1천억원) 이후 1년 6개월 내 최대 증가액이다.

2020년 2분기 기준 가계신용 추이 [
한국은행 제공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1천545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이고, 2분기 증가액(23조9천억원)은 2017년 4분기(28조7천억원) 이후 2년 반만에 가장 많았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672조7천억원)도 2분기에 9조1천억원이나 증가했다. 1분기(1조9천억원)와 비교하면 4배로 뛰었다.

기타대출 중 증권사의 신용공여액은 2분기에 7조9천억원이나 늘었다. 이 증가폭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증권사 신용공여는 증권담보대출, 신용거래융자 등의 형태로 투자자가 증권사에 빚을 지는 경우를 말한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늘었고, 보험사·연기금·여신전문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대출 증가는 기타대출이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열어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과 기업 안정화 방안의 준비와 집행상황을 점검했습니다.
금융위원회 제공

한편 금융위원회 또한 신용대출 증가세에 주목해 금융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금융위는 주식 투자, 일부 주택시장 과열에 따른 긴급 매매자금 수요의 영향과 함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활안정 자금 수요도 신용대출 증가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날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주식·주택 매매에 활용된 신용대출은 시장 불안 시 금융회사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금융사 차원에서도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과도한 신용대출이 주택시장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현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비율 준수 등 관련 규정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신용대출, 전세대출 등을 중심으로 가계 부채 전반에 걸쳐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신용대출 증가액은 5월 1조1천억원에서 6월 3조7천억원, 7월 4조원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