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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전기차 '조에', 주행가능거리 경쟁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국에 출시된 전기차 르노삼성자동차 '조에(ZOE)'는 쉐보레 '볼트EV'와 많은 비교가 되고 있다. 외관 디자상 차량 형태도 비슷하다. 그러나 이건 형태상이고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건 주행 가능한 거리이다. 지난 20일 진행된 시승 행사에서 이 차량을 경험했는데, 기자 또한 볼트EV가 가장 큰 경쟁 차가 될 것이라고 여겨졌다. 조에의 주행 가능 거리는 309km다. '2020년형 볼트EV'는 414km 주행거리 인증을 받았다. 차이가 크다. 주행 거리가 길고 앞서 있다는건 전기차 구매자의 인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기능상 아무리 나은 부분이 있어도 주행거리에서 수치가 뒤처지면, 해당 차량을 선뜻 선택하기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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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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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이날 시승에서 주행 중 배터리 충전이 이뤄지는 'B-모드'로 대부분 운행했는데, 계기판 왼편의 표시 정보를 확인해 보니, 5.3km/kwh(킬로와트시)가 나타났다. 복합은 4.8km/kwh이다. 기자가 지난 6월 18일, 2020년형 볼트EV를 시승했을 때 가장 높게 나온 평균연비는 6.6km/kwh였다. 볼트EV는 MICHELIN의 'ENERGY SAVER A/S 타이어(215/50R17)'를 장착하고 있었고 조에는 MICHELIN의 'CROSSCLIMATE(195/55R16)'가 적용 돼 있었다. 볼트EV가 인치가 큼에도 더 나온 수치를 나타낸 것이다. 조에 계기판 오른편에는 배터리에서 모터로, 바퀴로 에너지가 이동하고 있는지, 그 반대(충전)인지를 간략하게 보여주고 있다. B-모드 사용 시 이용하면 된다.

두 차량이 또 한가지 크게 비교가 되는 부분은 2열 실내 공간이다. 조에는 뒷자리에 180cm 성인 남성인 기자가 편히 앉을 수 없는 공간이다. 등을 편히 기대어 앉으면, 천정의 튀어나온 부분에 머리 부분이 걸린다. 너무 불편한 자세가 된다. 뒷자리에 앉아 천정을 보면, 앞편에서 뒷쪽으로 하강 형태다. 헤드레스트에 뒷머리를 대면 불편하고 이해할 수 없는 구조라는 생각이 든다. 무릎 부분은 시트백 재질이 푹신해 밀리면 들어가는 형태라 불편함을 덜어주나, 공간이 나오지는 않았고 발 공간도 협소했다. 볼트EV의 경우는 장시간 앉아있게 되면 허리 통증이 유발되는 점은 있으나, 2열 공간에서 공간적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 차량은 아니다. 이 같은 차이는 차량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르노삼성도 지난 18일 진행된 조에 출시 행사에서 뒷자리 공간과 관련, 2열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이를 판매 대상자로 생각하고 있다란 언급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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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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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지난 20일 동대문 DDP에서 진행된 조에 시승회에서 차량을 타고 광화문 도심을 지나, 인왕·북악 스카이웨이를 달렸다. 산길 코스로 다녀온 것이었고 내리막길이 있기 때문에 '원패달 드라이빙'을 수행해 볼 수 있는 환경이었다. 주행 상황에서 전기차에서 들을 수 있는 "우앙", "윙" 하는 특유 소리가 기분좋게 들려왔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에는 "휙"하는 소리가 들리며 내연기관 차량에서는 들을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감흥이 들었고 비현실적이기도 했다. 차를 운전하고 있다는 일반적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리를 들으며 운전할 때면 친환경차를 타고 있다는 기분 좋은 감정이 들고 이제는 차량 등을 친환경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흐름에 인류가 접어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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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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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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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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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탑승을 위해 주차장에 갔을 때 주차 구획에 세워진 조에 차량들의 헤드램프를 보니, 테슬라 차량이 떠올랐다. 요즘 시대 차량으로 보였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날은 이달 있었던 시승 행사에서 느꼈던 작은 차량 같은 인식과는 다르게 제법 차체가 크게 전해져왔다. 측면에서 조에를 보면, 전혀 작은 차로 여겨지지 않는다. 타이어는 차체 크기에 비해 작아 보인다. 전면은 볼트EV처럼 바닥으로 쏠려내려오는 인식을 준다. 후드 크기가 좁고 헤드램프는 큰 편이다. 엠블럼이 무척 크다. 르노삼성 'QM3'를 보는 듯 하기도 했다. 후면은 닛산 1세대 '리프'처럼 툭 튀어나온 형태를 보이고 있다. 디자인이 엉성하게 생겼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차 외관 디자인 각도에서 그런 인식을 받게 된다. 'ZOE' 엠블럼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전면에서의 'ZOE' 표기, 휠의 엠블럼 외곽, 후면의 'Z.E. 50 ELECTRIC'에서 전기차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다. 스티어링 휠에서도 'Z.E.'가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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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운전석 손잡이는 적당한 곳에 위치해 있으며 문 여닫기가 가볍다. 운전석에서 내릴 때는 바닥이 낮은 느낌이 들었다. 2열 도어는 지문 표시를 눌러 여는 형식인데, 플라스틱 소재가 강하지 못해 도어를 열 때 불안감을 주고 편하지도 않았다. 뒷문을 열 때 가볍다는 생각이 드었다. 탑승 시, 살짝 높은 곳에 오르는 듯한 인식을 받았다. 내릴 때도 좀 높다는 느낌이었다. 시트는 친환경 소재 느낌이 강하며 천연가죽으로 보여졌다. 뒷머리 부분은 푹신하며 등 부분은 좁고 엉덩이가 닿는 곳은 말랑말랑하며 넓은감을 준다.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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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대시보드는 살짝 높은감이 있으며 윈드쉴드가 넓다. 멀리 있는 느낌을 준다. 센터 디스플레이 위치감은 적당하다. '터치방식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으며 통신형 T맵을 지원한다. 1열은 좁지 않다. 운전석에서 보조석을 보니, 르노삼성 'XM3' 정도의 공간감이었다. 운전석서 2열 시트를 보면, 거리감이 있고 뒷창을 봐도 먼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운전석 무릎 공간이 좁았다. 오른편은 가죽 재질로 통증 유발이 되지 않게 잘 해놨으나, 왼편은 그러하지 못했다. 안전벨트 착용감은 불편함이 있었다. 싸구려 느낌이 있다. 2열 시트 하단 안전벨트를 착용시키는 장치 부분이 정리가 되지 않도록 설치 돼 있다. 안으로 숨겨지도록 만들어져야 했는데 그렇지 못하다.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창의 경우, 운전석만 자동이다. 상승하는 유리에 몸이 닿으면, 약한 충격에도 조금 하강하면서 창이 멈춘다. 뒷자리는 창이 하단까지 다 내려간다. 1열에 USB 단자가 2개 마련 돼 있고 2열도 동일하다. 오른편 자리 시트백에는 책을 넣을 수 있을거 같은 포켓이 마련 돼 있다. 1열 센터에 1개의 컵 홀더가 마련 돼 있는데, 센터 암레스트가 내려진 상황에서 두고 들기가 불편했다. 330mL 생수를 둬 있었는데, 크기가 적당해보였다. 트렁크 높이는 낮다. 디럭스 유모차는 들어갈 것 같았다. 트렁크 도어를 내릴 때는 두 개의 손잡이를 사용하면 된다.

핸들을 기본 자세로 잡으면, 두꺼운 느낌을 받는다. 기어 노브는 좀 낮은 곳에 위치해 있다. 르노 '캡처'와 같은 기어노브가 적용 돼 있다. 잡으면 좀 작고 금속 느낌이 전해져온다. 좋은 가죽 재질 감촉이 전해진다. 이 차는 136마력의 최고출력과 25kg.m(245N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데, 가속 패달을 깊게 밟으면 차량 움직임은 급격히 빨라진다. 시원한 가속감은 전기차의 특징이다. 정지 상태에서 50km/h까지 3.6초 걸린다. 이날 산길에서 많은 코너를 돌아나갔는데, 그때마다 들려오는 전기차 특유 주행 느낌이 재밌게 여겨졌다. 전기차는 높은 정숙함을 지녔기 때문에 조에 운행 시, 노면 상황이 더 잘 파악됐고 이 때문에 타이어가 노면을 어떻게 대응하는지 소리가 전해졌다. 핸들링이 가벼웠고 조향각은 적당했다. 주행 모드는 'ECO'가 제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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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오토홀드와 전자식 파킹브레이크가 마련 돼 있었다. 지금은 여름 휴가철이다. 에어컨 성능이 매우 중요하다. 온도는 19도로, 또 2칸의 풍속을 설정하니, 시원했다. 최근 시승한 르노삼성 'SM6'는 에어컨 성능이 좋지가 않았다. 핸들 열선이 제공되고 있고 열선 시트는 2칸으로 하니, 뜨끈했다. 무선 충전 기능이 마련 돼 있고 '오토 오프닝/오토 클로징' 기능이 조에에도 제공되고 있다. '마이 르노' 앱을 통해 충전과 차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원격제어도 가능하다. 배터리가 몇 퍼센트가 남았는지, 주행 가능거리가 몇 km인지를 알 수 있다. 주변 충전소를 찾을 수도 있다. 문 잠금/해제를 할 수 있고 내 차 위치를 알 수 있기도 하다.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은 제공되나, '차선이탈 방지 보조' 기능은 있지 않았다. '차일드 락'은 도어 측면에서 왔다, 갔다 하는 조작 방식으로 걸고 풀게 돼 있다.

조에는 환경부 국고 보조금 736만원과 지자체별 추가 보조금 적용 시, 서울시의 경우 최저 2809만원, 제주도의 경우는 최저 2759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쉐보레 한 대리점에서 직접 찾아가 알아보니, 볼트EV '디럭스'의 경우, 3400만원에 살 수 있다고 했다. 조에는 3개 트림으로 출시됐으며 가장 높은 트림인 '인텐스'는 4395만원이다. 볼트 EV 'Premier' 판매 가격의 경우, 4814만원이다. 405.6km 주행거리 인증을 받은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의 세제혜택 적용전 공급가액은 '모던'이 4933만원, '프리미엄'은 5112만원이나 한다. 출시가만 두고 봤을 때 조에의 출시가는 타차종들과 비교 시, 낮은 편이다. 출시 행사에서 르노삼성 측도 푸조(e-208)와 쉐보레(볼트EV)보다 각각 200-300만원, 300-500만원 가격적 우위에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에에는 볼트EV와 달리 '저속 자동긴급 제동 시스템'이 마련 돼 있지 않다. 145만원이 들어가긴 하나, 볼트 EV에는 '세이프티 패키지'에 '차선유지 보조' 기능이 들어가 있어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볼트EV 역시 반자율주행이 가능하진 않다. '크루즈컨트롤' 기능만 있고 차간거리 조절은 적용 돼 있지 않다. 코나 일렉트릭의 경우는 차량 가격이 높긴 하나, '스마트크루즈(정차 및 재출발 포함)', 차로유지보조 기능이 마련 돼 있고 '고속도로 주행보조'까지 선택 가능하다.

르노삼성은 조에에 대해 경쟁 차 대비 낮은 가격대를 어필하고 있으며 유럽 판매 1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기차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가장 중요하다. 환경부 주행거리 인증에서 서울서 부산까지 갈 수 있는 주행 가능 거리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는 전기차 선택 판단에 중요한 점이 된다. 르노삼성에는 주행 가능거리가 213km인 'SM3 Z.E.'가 이 브랜드에서 살만한 전기차였으나, 조에 출시로 선택지가 넓어졌고 르노삼성이 가지고 있는 전기차에 대한 인식까지 변하긴 했다. 소비자들은 1차적으로는 주행 가능거리를 보게 될 것이고 이후 안전/편의 사양들에 대해 살펴보게 될 것이다. 가격이 가장 중요한 점이 되겠으나, 전기차 구매에 대해서는 보통 이 같은 흐름으로 판단이 이뤄진다. 조에는 SM3 Z.E.보다는 분명 더 나은 상품성을 가지고 있는 차량이며 아무래도 20대에서 30대 초반이 선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