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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2% 이상 인플레 용인”…장기 저금리 시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2%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고 밝혔다. 즉 평균물가안정 목표제 도입을 공식화한 것이다.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성명을 내고 평균물가안정 목표제 채택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장기간에 걸쳐 평균 2%의 물가상승률 달성을 추구한다"며 "지속적으로 2%를 밑도는 기간 후에는 즉각 일정 기간 2%를 웃도는 물가상승률 달성을 목표로 하는 게 적절한 통화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가 목표보다 낮은 시기를 지난 후에는 완만한 수준에서 얼마 동안은 2% 목표치 이상의 '오버슈팅'을 허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고물가보다 과하게 낮은 물가가 더 경제에 해롭다고 본 것이다.

파월

연준은 지난 2012년 처음 채택된 미 통화정책 청사진인 '장기 목표 통화정책 전략'을 개정해 평균물가안정 목표제 도입을 명문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고물가를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온 연준의 30년 넘은 관행을 깨뜨리는 새로운 전략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향후 오랜 기간 동안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이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파월과 그의 동료들이 더 오랜 기간의 저금리 시대를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미국의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 비용이 오랜 기간 낮아짐으로써 대출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물가 상승을 원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직관에 반하는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지속적으로 너무 낮은 물가는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우리의 장기 목표인 2%를 밑도는 것은 우려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현 경제 상황에 대해 파월 의장은 "장기간 물가 전망에서 반갑지 않은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실질 물가는 더 낮아질 수 있고, 더 낮은 물가와 물가 전망이라는 역순환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수학 공식처럼 '평균 2%'를 칼같이 맞추는 것이 아니라 "유연한 형태"로 평균 물가상승률을 따질 것이라고 전했다.

연준의 이날 정책 방향 수정은 고용 실적 개선이 인플레이션을 낳는다는 고정관념이 깨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평균물가안정 목표제 도입 결정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도 튼튼한 노동시장이 유지될 수 있다는 우리의 견해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통화정책 수정은 고용시장의 완전한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연준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