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손님 반 이상 줄었다"…노동시장 충격도 본격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재확산하면서 수도권에서 강화된 방역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이후 저녁 시간대 서울 번화가 곳곳의 식당과 주점 등은 평소 주말보다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이었다.

방역당국은 지난 30일부터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한 가운데 업체들은 손님이 줄어든 어려움을 토로했다.

30일 오후 5시께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의 한 식당은 저녁 시간인데도 20여개 테이블 중 단 2개만 차 있었다. 점주 김모(60)씨는 '거리두기 2.5단계 이후 손님이 얼마나 줄었느냐'는 질문에 "반이 뭐예요, 손님이 10분의 1 정도밖에 안 돼요. 아까 점심시간에도 4 테이블만 다녀갔어요. 식당 영업 13년 만에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입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 홍대·신촌·종로 번화가 식당·카페 막론하고 '썰렁'

인파로 넘쳐나던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인근 골목도 행인 숫자를 손꼽아 셀 수 있을 만큼 인적이 드물었다. 서대문구 신촌 인근 번화가에서 2.5단계로 인한 영업 제한을 받지 않는 개인 카페 내부에서도 손님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12년째 이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 김모(43)씨는 "오늘 매출은 코로나 이전의 반의반도 안 될 수준"이라며 "2, 3월에 급감했다가 여름 들어 70% 정도까지 회복했지만, 광복절 이후로 다시 곤두박질했다"고 말했다.

◆ 강남 유흥가도 오후9시 이후 제한에 한산

강남역의 한 지하 주점은 30개가량의 테이블 중 2개 테이블만 손님이 있었다.

이처럼 평소 밤늦은 시간까지 많은 유동인구가 몰리던 강남역 인근 유흥가는 한산했다.

점장 이모(34) 씨는 "손님들이 일찍 가게 문을 닫는다는 것을 알고 해가 지기 전에 들어와서 7시쯤 대부분 나갔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공

◆ 대면 서비스 직종들 코로나 이후 고용충격 평소의 5배

코로나19로 인해 숙박음식, 교육 등 주로 대면접촉을 통해 제품 및 서비스를 수요·공급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노동수요충격이 크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 박창현 과장(조사총괄팀)과 유민정 조사역(고용분석팀)은 31일 내놓은 '코로나19의 노동시장 수요·공급 충격 측정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기업 고용 감소가 근로 시간 변화에 미친 영향이 과거 5년간 위기 때의 5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쉽게 말해 조선업 업황 부진 등 2015∼2019년 부정적 충격으로 전체 근로시간이 1만큼 줄었다면 코로나 확산에 따른 근로 시간 감소는 5만큼이라는 뜻이다.

산업별로는 숙박·음식, 예술·스포츠·여가, 교육 등 주로 대면접촉이 많은 업종에서 충격이 컸다.

박 과장은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대면 서비스 업종에 집중되고 노동 수요·공급 충격의 파급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산업별, 충격 원인별로 다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부정적인 노동 수요 충격이 과거보다 크게 확대된 점은 주목할 만한 특징"이라며 "총 근로시간의 충격 반응을 보면 노동 수요 충격의 영향이 공급 충격보다 더 크고 오래 가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 수요 충격이 과거보다 크게 확대된 점으로 인해 수요 충격에 대한 노출이 큰 산업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안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원격 근무 확대 ▲ 디지털 전환 등으로 노동 시장의 충격을 완충할 수 있도록 일자리 구조변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강화한 사회적 거리두기 짧고 굵게 마쳐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31일 브리핑에서 "강화된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굵고 짧게 잘 마쳐야 방역의 효과도 낼 수 있고, 피해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면서 "많은 사람의 고통과 불편을 수반하는 지금의 강력한 조치가 유행을 억제하도록 반전을 이끌어내려면 국민이 모두 함께 철저하게 방역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