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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4조 몰린 CMA, 내일 카카오게임즈 청약 앞두고 증가세 주목

금융상품을 사고팔 수 있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가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 새 4조원이 늘어난 CMA 잔고 증가세는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주 청약에 대한 관심이 몰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 연초 대비 20% 증가한 CMA 잔고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CMA 잔고는 지난 27일 기준 60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51조8천억원) 대비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60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심이 큰 IPO를 앞두고 CMA 잔고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번에도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앞두고 잔고가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다음 달 1~2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올해 증권사 CMA 잔고 추이. [단위 : 백만원]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제공

◆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 카카오게임즈 수요예측 경쟁률 IPO 사상 최고치

카카오게임즈는 향후 성장성과 함께 공모가(상단 2만4천원)가 장외주식 가격(6만3천원대)에 비해 낮게 책정되면서 '제2의 SK바이오팜'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SK바이오팜의 경우 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로 결정한 뒤 연거푸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이 300%를 넘어서기도 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SK바이오팜의 사례에서 일종의 '학습 효과'를 얻었다"면서 "상장 이후 주가 급등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앞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경쟁률이 1천479대 1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지난 1999년 공모주 배정에 대한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사상 최고 경쟁률이다.

실제로 앞서 역대 최대 규모인 31조원의 증거금을 모집하며 화려하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의 경우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책정한 점이 청약 흥행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당시 공모 희망가 범위(3만6천∼4만9천원)를 시장이 예상한 기업가치와 비교해 낮게 잡고 이후 공모 과정에서도 추가로 공모가를 높이지 않으면서 그만큼 많은 투자자가 유입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업계는 CMA 잔고가 60조원을 돌파한 것을 두고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위한 실탄은 이미 확보되었다고 평가했다. 

◆ 카카오게임즈, 일반 투자자 청약은 내달 1~2일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하반기 IPO 대어로 있지만 자체 게임 개발 능력에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자체 개발 비중이 작다는 점과 해외 재계약 변수 등을 고려할 때 카카오게임즈에 추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부여하긴 어렵다"면서 이 회사의 적정 기업가치를 2조1천억원으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공모 자금을 활용해 개발력을 확충하고 개발사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게임즈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은 내달 1∼2일 이틀간 받는다.

청약은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인수회사인 KB증권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 상단인 2만4천원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른 총 공모 금액은 3천840억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1조8천억원 규모다.

온라인 간담회 하는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 ()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26일 열린 온라인 IP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8.26<BR>     [
서울=연합뉴스 / 서울IR 제공

◆ 카카오게임즈 상장 앞두고 주목 받는 관련주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을 앞두고 관련주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넷마블은 전 거래일 대비 1만4000원(9.18%) 오른 1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넷마블은 지난 2018년 카카오게임즈 유상증자에 참여해 5.64%(321만8320주)의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상장을 앞두고 넷마블 보유지분에 대한 재평가 기대감에 주가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의 모회사 카카오는 이날 전일 대비 1500원(0.37%) 오른 40만7천원에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