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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3법 한 달, 과도기적 기간에 나타나는 전세난

계약갱신청구권(2+2년)과 전월세상한제(5%이내)로 임차인의 안정적인 거주환경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임대차 3법이 시행 한달이 경과한 가운데 임대시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재산권 행사가 제한된다는 점에서 이슈가 된 임대차 3법에 대해 부동산 전문 플랫폼 직방은 먼저 과도기적 상황과 전세가격 혼조세라는 단어로 먼저 설명했다.

◆ 전세매물의 희소성

임대차3법 시행 한달, 임대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시장에 전세매물이 희소하다는 점이다.

지난 2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며, 절세에 대한 니즈가 증가했는데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나 장기보유특별공제의 혜택에 필수적으로 거주요건이 이번 7.10대책에 삽입됐다.

또한 조합설립이 되지 않은 정비구역은 조합원 분양을 받기 위한 필수요건으로 2년 거주요건이 추가됐다.

결국 이 같은 점이 임대인들의 실거주를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시장에서 전세매물의 감소로도 이어졌다고 직방 측은 판단했다.

분양

◆ 전세의 소멸과 월세의 가속화

전세시장이 불안정 할 때마다 항상 나오는 시장의 이슈는 전세시장의 소멸과 월세시장의 도래다.

앞서 제시한 근거를 토대로 분명 시장에서 전세매물은 급감했고, 월세매물은 급증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은 2012년에도 논의된 바 있다. 당시에도 전세매물의 감소로 전세시장이 소멸될 것이라고 했는데, 결국 전세시장은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대출 규제상황에서는 결국 전세라는 일종의 사금융제도를 통해 주택을 매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거주의 안정성측면과 부동산의 미래가치라는 투자자들의 시각을 감안하면 전세시장은 축소되더라도 소멸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 "임대시장의 대변환 대비해야"

직방 측은 거주요건의 강화로 인해 시장에서 임차인들에게 공급되는 이른바 민간임대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본다.

통상적으로 신축아파트 단지의 경우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임대시장이 형성되지만, 최근에는 거주요건을 채우기 위한 임대인들의 입주로 그 시장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직방 관계자는 "전세시장이 소멸되고 월세시장으로 급격히 전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히 2012년과는 다른 임대시장의 대전환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 집주인들 "직접 살아야 한다" 추세에 가을 이사철 앞두고 전세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전세 물건이 크게 줄고, 전셋값이 폭등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전체 9천510가구 규모로 서울 최대 단지로 꼽히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경우 현재 나와 있는 전세 물건이 평형당 1∼2개에 불과하다.

헬리오시티 인근 H 공인 관계자는 "전세가 정말 몇 개 없다. 중개업소들이 인터넷에 비슷한 물건 올린 걸 빼면 더 적을 것"이라며 "임대차법 시행 이후 임차인들이 안 나가고 2년 더 살려 하면서 물건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총 6천864가구로 대단지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는 전체 단지에서 전세로 나온 매물이 2건인 것으로 네이버부동산 등 인터넷상에서 검색된다.

지난달 3일 6억원(10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진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3차의 경우 최근 82.5㎡가 보증금 9억원에 전세 계약서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신천동 J 공인 관계자는 "다들 기존 임차인들이 재계약을 하는 통에 전세가 안 나온다. 집주인들도 매매에 대비해 양도세 공제를 받으려 직접 들어와 사는 경우가 늘어 전세는 더 씨가 말랐다. 물건이 없다보니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새 임대차법이 좋은 취지와는 달리 시행 초기 전세 공급 축소와 전셋값 상승을 야기하고 있어 신규 세입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 전세난 우려 속에도 전세가 떨어진 곳은

그럼에도 8월 전세가격이 7월 대비 하락한 곳도 서울 시내에서 나타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 도곡동 도곡렉슬은 전세대신 월세로 계약된 경우가 다수 발생했고, 전세매물들이 월세로 전환되며 거래되면서 60평형은 6천만원, 85평형은 2억원 하락한 9억4천만원, 12억5천만원에 거래됐다.

반포동의 경우 전용 60㎡이하의 소형면적은 전세가격이 하락한 모습인데, 다수의 매물들이 월세로 전환된 모습이다.

부동산 전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직방 제공
부동산 전세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도곡렉슬
직방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