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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시중 통화량 3090조 돌파…넘치는 유동성에 주식·부동산 쏠림 현상

7월 시중에 풀린 돈이 309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0%대 초저금리 기조 속에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을 위해 돈을 푼 데다 투자금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시장으로 몰리면서 과잉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시중에 풀린 돈 3090조…통화량 10년9개월만 '역대 최대'

한국은행이 11일 공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7월 광의 통화량(M2 기준)은 3천92조8천억원으로 6월보다 15조7천억원(0.5%) 늘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통화량은 282조8000억원(10.1%) 불어나 2009년 10월(10.5%) 이후 10년9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M2는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현금통화를 비롯해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한은은 "기업부문에 대한 신용공급이 지속되면서 광의통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계산기

▲가계·기업 부문 각각 11.5조 증가…기타 부문 8.8조 감소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이 전월대비 11조5000억원 늘었고 기업부문에서도 11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방정부 재정 집행 등으로 기타부문 통화량은 8조8000억원 감소했다.

기타금융기관은 1조8000억원 늘었다. 상품별로는 언제든 돈을 쉽게 빼낼 수 있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에 13조7000억원이 몰렸다. 요구불예금도 3조2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2년미만 정기예적금에서는 8조5000억원 감소했다.

시중 유동성의 급격한 증가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추는 등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경제 대응으로 정부의 기업자금 지원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통화량 증가는 기업과 가계에 대한 신용공급(대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 ’영끌·빚투‘가 끌어 올린 가계신용대출

지난달 은행 가계 대출은 11조 7천억 원 늘어 사상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금융권 전체에서 한 달 새 증가한 가계대출 규모는 14조원에 달했다.

특히 은행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은 251조3000억원으로 전월대비 5조7000억원 늘어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집값 상승세에 불안감에 돈을 끌어모아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다 빚을 내서 공모주 청약이나 상장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신용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거래대금(매수, 매도 합산액 기준) 비중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46.8%에 그쳤으나 7월 72.5%를 돌파했고, 9월 들어 75.9%로 높아졌다. 코스닥 시장에선 지난해 말 83.9%에서 이달 90.3%까지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