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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 '내집 마련' 매수 비율 ‘뚝’…서울 아파트값 3년간 28%↑

최근 10년간 무주택자의 부동산 매수 비중은 줄고 다주택자의 증여·신탁은 크게 늘어났다.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3년간 28%, 주요 인기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50∼80%나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법원이 제공하는 부동산 등기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부동산 거래의 트렌드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16일 발표했다.

▲서울 아파트값 최근 3년간 28% 올라…인기 아파트는 50∼80% 급등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근 3년간(2017년 5월∼2020년 5월) 서울 집합건물의 1㎡당 거래가격은 약 2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제시한 상승률 14.2%와는 꽤 차이 난다.

같은 기간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 실거래가격 지수는 45.5% 올랐고 실거래평균가격(39.1%), 실거래중위가격(38.7%), 매매가격지수(14.2%)도 모두 상승했다.

보고서는 "국토교통부는 한국감정원 통계 중 가장 낮게 상승한 매매가격지수를 인용해 서울 아파트값이 3년간 14.2% 올랐다고 발표했지만, 매매가격지수는 표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로 실제 시장 가격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요자의 인기가 많은 서울이 주요 아파트(서울 구별 인터넷 검색량이 가장 많은 대단지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을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대부분 50∼80% 상승, 평균과 큰 차이를 보였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무주택자, ‘내 집마련’ 매수 비율 감소

보고서에 따르면 생애 처음으로 부동산을 매수한 인원수는 2012∼2015년 급상승했지만, 이후 2019년까지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 발표 시기에 급상승했으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연 40만명대(집합건물 기준)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도 전체 부동산 거래 중 무주택자의 매수 비율은 2013년 41%에서 올해 31%까지 줄었다.

기존 주택 보유자의 '갈아타기'나 추가 매수는 증가한 반면, 무주택자는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주택 매수를 보류 또는 포기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서는 해석했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서울의 집합건물 매수인 중 30대 비중은 2017년 24%에서 올해 28%로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의 30대 인구 비중이 줄어드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김기태 연구원은 "청약 당첨을 통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자 대출을 받아서라도 매수를 하겠다는 현상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파트

▲다주택자 신탁·증여는 급증

다주택자는 사상 최고 수준의 신탁과 증여를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 2017년부터 쏟아진 각종 부동산 규제를 피하기 위한 영향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2017년 '8·2 대책'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같은 해 8월 서울의 집합건물 신탁은 6천589건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4월(486건)의 13.6배에 달한다.

또 최근 '7·10 대책'으로 신탁 및 법인명의 거래의 혜택이 줄고, 다주택자의 부동산 증여까지 규제할 조짐이 보이자 올해 7월 서울 집합건물의 증여는 6천456건으로 올랐다. 2013년 9월(330건)의 19.6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