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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사망…정치변수에 커지는 증시 변동성

미국의 대법관이자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린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이 췌장암 전이에 따른 합병증으로 18일(현지시간)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긴즈버그는 지난 대선 때 언론 인터뷰 등에서 공개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사기꾼'이라고 부르며 그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긴즈버그의 별세로 새로운 대법관 임명 문제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특히 미 대선까지 6주밖에 안남은 시점이어서 긴즈버그의 자리에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인사를 지명할지, 아니면 대선까지 이를 공석으로 남겨야 할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 대법원 연방대법관
위키백과 캡처

◆ 긴즈버그의 유언 "트럼프 임기동안 후임 임명 안됐으면"

긴즈버그는 손녀에게 남긴 유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자신의 후임자를 임명하지 않았으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긴즈버그의 '대선 전까지 교체되지 않는 게 소원'이라는 유언과 달리 이번 주 그의 후임 대법관 인선 가능성을 내비쳤다.

여당인 공화당도 인준 표결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총력 저지를 다짐하고 있어 미국 정치권 내 대충돌이 불가피 하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후임 대법관 지명과 상원 인준 표결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여당이 후임 대법관 지명·인준을 강행할 경우 탄핵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긴즈버그 대법관을 지명했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CNN방송과 CBS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후임 지명 시도에 대해 "천박하게 위선적인 요구"라고 말했다.

◆ 정치적 변수에 부양책 '제자리걸음'...미국 대선 앞두고 변동성 지수 상승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일어난 대법관 인준 충돌 등 정치 변수로 인해 향후 미국 증시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게다가 경기 부양안 합의가 지연 역시 미 증시 변동성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양책 규모 증액을 촉구했지만, 민주당은 2조2천억 달러 이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 팽팽한 상황이다. 부양책 타결의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증시에 적지 않은 상승 동력을 제공하겠지만, 대선을 앞둔 의회의 교착 상태를 고려하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최근 글로벌 경기 동향 및 주요 경제 이슈' 보고서를 통해 "과거에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주식시장 변동성지수(VIX)가 커졌으며, 특히 대선 직전 한 달간 변동성지수가 크게 상승하였다"며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변수까지 맞물려서 미국 대선 직전의 금융시장 변동성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고 보았다.

◆ 코스피 외인 매도세에 하락세 마감

코스피지수는 21일 전 거래일보다 23.01포인트(0.95%) 내린 2,389.3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21.89포인트(2.46%) 내린 866.99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세를 보였으나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자 상승 폭을 반납했다. 외국인은 코스닥에서도 1천566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사망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미국 시간 외 선물이 하락 전환했다"며 "이에 외국인이 현·선물 모두 순매도로 전환해 지수가 외국인 수급에 연동된 흐름을 보였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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