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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4분기 체감경기 역대 최저…기업 체감경기도 ‘흐림’

제조업체들이 체감하는 4분기 경기가 전분기보다 소폭 상승했음에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게다가 10월 기업 체감 경기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천3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가 전분기보다 3포인트(p) 상승한 58로 조사됐다고 28일 밝혔다.

경기전망지수가 100 이하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상이면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 4분기 체감경기 역대 최저

올해 1분기 75였던 BSI는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한 2분기에 57, 3분기에 55를 기록하며 세분기 연속 역대 최저 수준인 50점대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1분기 당시 BSI가 역대 최저치인 55였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분기에는 61을 기록했다.

대한상의는 "국내외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유럽지역 등은 재봉쇄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에 제조업체들의 매출 감소폭(-12.7%)이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성장성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차입금에 의존해 버티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상의는 덧붙였다.

▲4분기 전 업종 경기전망 기준치 밑돌아

4분기 BSI는 모든 업종에서 기준치를 밑돌았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상반기 발주량이 작년보다 60% 가까이 감소한 '조선·부품(34)'부문과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철강(48)'부문의 체감 경기가 부진했다.

방역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출이 증가한 '제약(80)', '의료정밀(70)'부문은 다른 업종보다 BSI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 봐도 전국 모든 지역에서 체감경기가 기준치에 못 미쳤고, 조선·철강업체들이 밀집한 경남(53)·전남(52) 지역이 가장 낮았다.

기업

▲ 10월 기업 체감경기 정체

10월 기업 체감경기도 코로나19 재유행 등 영향으로 정체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8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0월 전망치가 84.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9월 실적치는 84.0으로 전달(79.8)보다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80선에 머무르며 65개월 연속 부정적 전망을 이어갔다.

부문별로는 내수(89.6), 수출(90.2), 투자(89.4), 자금(91.6), 재고(100.8, 100 이상일 때 부정적 답변 의미), 고용(92.4), 채산성(91.9) 등 전(全) 부문에서 기준선을 밑돌았다.

▲기업 실적 및 경제성장률 전망도 암울

기업들은 올해 실적과 경제성장률에 대해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영업이익이 연초 계획 목표치를 미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74%였다. 목표치를 달성하거나 근접할 것이라는 기업은 24%, 초과 달성할 것이라는 기업은 2%에 그쳤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2% 미만(36.2%) ▲-2% 이상·1.5% 미만'(33.3%) ▲-1.5% 이상·1% 미만(22%) ▲-1% 이상·0% 미만'(7.3%) ▲플러스 성장'(1.2%) 순으로 집계됐다.

기업 42.6%가 연초부터 코로나 비상경영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 재확산에 대응해 비상경영으로 전환했거나 전환할 예정이라는 기업은 22.5%였다.

코로나로 비상 경영 상황인 기업이 전체 중 65.1%인 것이다.

정상경영을 유지 중이라는 기업은 34.9%였다. 이들 기업 중 58.4%는 정상경영이 가능한 마지노선을 내년 상반기로 점쳤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코로나 장기화로 생존의 한계에 몰리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법제도 전반을 대대적으로 혁신하는 등 산업 전반의 역동성 회복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