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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 중인 현대차..'코나 EV 화재' 걸림돌 우려

▲지난 4일 대구 달성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된 '코나 EV' 화재 사고<사진=연합뉴스>​ ​
▲지난 4일 대구 달성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된 '코나 EV' 화재 사고<사진=연합뉴스>​ ​

현대자동차의 대표 전기차인 '코나 EV'에서 화재 사고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차에서 불이 난다는건 엄청난 일인데, 이 차량과 관련해 국내외에서 현재 13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수치를 두고 적은 숫자라고 말할 수 없는건 해당 전기차의 연 판매대수가 그리 많지 않아 13건이라는 것에 대해 쉽게 말할 수 없다. 현재까지 코나 EV는 국내외에서 10만대 이상 판매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만5000대가 팔렸다.

지난 2018년 출시된 코나 EV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11건, 해외에서 2건(캐나다, 오스트리아) 등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18년 5월 첫 화재가 발생한 이후 지난 해 8월까지 6건의 화재가 잇따르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해 9월,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제작 결함 조사를 지시했으나, 1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결론은 내지 못했었다. 이에 국토부가 해당 사안에 대해 조사 의지가 없다는 말도 나왔다.

반면 최근 테슬라의 전기차에 대해서는 한 방송사의 방영에 '왜곡 보도'가 언급됐고 해당 방송과 관련, 국토부는 "국민이 불안해 하기 때문에 조사를 하겠다"라고 발표했다. 국토부의 이 같은 상반된 반응에 대해 "현대차 편들어주기 아니냐"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대차는 현재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더이상 가솔린 회사가 아닌, 테슬라와 같이 전기차 회사가 되고자 하고 있다. 내년에는 크게 발걸음을 떼려는 중이다. 현대차는 내년에 자체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활용한 아이오닉 브랜드의 전기차를 출시한다. 코나 EV의 경우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되지 않고 일반 차량을 재활용해 만들어졌다. 제네시스도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들 전기차에는 LG화학이 아닌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들어가게 된다. 계속해 전기차를 내놓을 상황 속에서 '불 전기차' 이미지는 현대차에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LG화학과 관련해서는 이 일로 현재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며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를 분사해 괜찮은 회사를 만들고자 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일에 대해 업계에서는 우려감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중요한건 현대차가 해당 사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해결해 나가는지에 있는데, 지난 5일 현대차는 코나 EV 화재와 관련해 고객들에게 사과했다. 이달 중 화재를 막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고 "10월 중 고객 안내문을 통해 자세한 조치 내용을 알려드리겠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발송했다. 이는 지난 4일 대구 달성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된 코나 EV 화재 사고 이후의 현대차의 대응이었다. 그러나 코나 EV 화재 사고가 지난 해부터 있어왔던터라 이에대해 "늑장 대응 아니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BMS(배터리관리 시스템) 문제가 아니냐"라고 분석됐다. 배터리셀 자체도 의심해야 하나, 이보다 BMS를 더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됐다. 그러나 BMS 업데이트가 완료된 차량에서도 화재 사고가 나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현대차는 BMS를 무상수리해주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8일 국토부는 코나 EV에서 제작결함이 발견 돼 리콜한다고 밝혔다.

코나 EV(OS EV)가 차량 충전 완료 후 고전압 배터리의 배터리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 돼 오는 16일부터 시정조치(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점검 후 배터리 교체)에 들어간다는 내용이다. BMS가 아닌 배터리셀을 문제로 본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결함 조사과정에서 검토한 다양한 원인 중에서 유력하게 추정한 화재 원인을 시정하기 위해 제작사에서 자발적으로 리콜하는 것이라고 했다.

해당 일과 관련해 냉각수 문제가 아니냐라는 추측도 나왔었다. 지난 해 5월부터 코나 EV에 절연 냉각수를 넣어 출고되고 있는데, 아직까지 이 냉각수를 사용한 전기차의 화재 소식은 없다. 지난 해 이후 나온 신차에는 화재가 없었다. 이에 "냉각수를 교체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현대차 안에서도 이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고민이 있다고 언급되기도 했다.

코나 EV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LG화학으로 부터 공급받고 있다. 코나 EV에 탑재된 배터리에는 LG화학의 배터리셀 'NCM622' 리튬이온폴리머가 파우치 형태로 들어간다. 코나 EV의 배터리 시스템은 LG화학이 배터리셀을 만들어 LG화학과 현대모비스의 합작사인 HL그린파워에 공급하면 여기에서 배터리팩을 생산하게 된다. 해당 배터리팩과 BMS로 배터리시스템 어셈블리(BSA)를 만든다. 코나 EV의 배터리팩 제조에 여러 기업이 관련 돼 있어, 이 점이 화재 원인 밝히기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 됐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현대차는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의 화재 사고 원인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한 현대차의 적절한 대응이 향후 이 회사의 전기차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는 이 같은 일이 전혀 다른 문제가 된다. 현대차가 눈엣가시였는데, 징벌적 배상을 때릴 수 있기에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