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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해지는 4분기 은행 대출…가계 부채에 신용위험은 커졌다

올해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4분기에도 국내은행 대출 태도는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은행 4분기 대출 문턱 높인다

12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 결과에 따르면 4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는 3분기보다 까다로워질 것으로 조사됐다.

여신건전성 관리 강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가계 일반대출을 중심으로 다소 강화될 것으로 한은은 설명했다.

또한 한은은 가계소득 감소 등에 따라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우려했다.

이번 설문은 지난달 14∼25일 금융기관 201곳(국내은행 17곳, 상호저축은행 16곳, 신용카드회사 8곳, 생명보험회사 10곳, 상호금융조합 150곳)의 여신업무 책임자를 대상으로 했다. 3분기 조사부터는 인터넷전문은행 2곳도 설문 대상에 포함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출된 대출 태도·신용위험·대출수요 각 지수가 양(+)이면 "대출 태도 완화", "신용·대출 수요 증가"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대출 태도 강화", "신용·대출수요 감소" 응답 수보다 많다는 뜻이다. 지수가 음(-)으로 나타나면 반대의 경우다.

2분기와 비교해 3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돈을 빌리는 주체(차주)별로 ▲ 대기업 -3→-3 ▲ 중소기업 12→-3 ▲ 가계주택 -18→-6 ▲ 가계일반 9→-9로 각각 바뀌었다.

▲기업 대출은 조이고 중소·소상공인은 대출 완화

기업 대출태도는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소폭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에 대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조치 연장,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 확대 등으로 연장·재취급 조건 등은 다소 완화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주식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 신용위험 우려 커져

4분기 은행이 바라보는 차주별 신용위험도 여전히 양(+)의 값을 나타냈다.

은행들은 기업 부문에서는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 지속, 실물 경기 부진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 가능성 등으로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을 크게 봤고, 가계의 경우도 가계소득 감소 등에 따라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높은 수준을 보였다.

대출태도도 강화하고, 신용위험도 높지만, 대출수요는 여전하다.

대출수요지수는 대기업(9→6), 중소기업(32→24), 가계주택(21→3), 가계일반(41→29) 등 모든 차주에서 수치가 하락했지만, 양(+)의 값인 만큼 3분기 대비 4분기 대출 수요 증가를 예상한 여신 총괄 담당자 수가 더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4분기 중 비(非)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도 신용카드회사를 제외한 대부분 업권에서 강화하고, 신용위험 역시 모든 업권에서 비교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수요는 모든 업권에서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비은행금융기관 신용위험도 4분기중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모든 업권에서 신용위험이 비교적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프

▲2분기 가계부채, 1천630조 돌파 ‘사상 최대’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부채가 1천63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0대 이하와 60대 이상 차주들이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 전년 동기 대비)는 작년 3분기 3.9%, 4분기 4.1%, 올해 1분기 4.6%, 2분기 5.2% 등 최근 들어 증가세가 커져왔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연령대별·업권별 가계대출 구성비' 자료(대출금액 기준)에 따르면 전체 가계대출에서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연간 24.8%에서 2020년 2분기 26.0%로 3년 반 동안 1.2%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16.6%에서 18.6%로 2.0%포인트 늘어났다.

30대 연령층이 이른바 '영끌'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크게 늘면서 집 장만을 위해 돈을 빌린 것으로 풀이되며 60대 이상의 가계 대출 구성비가 증가한 까닭은 고령화로 인해 60대 인구 자체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30은 은행대출…6070은 비은행대출 '쑥'

가계대출 내역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30대 이하 차주들의 전체 대출에서 은행권 대출 비중은 2016년 27.7%에서 올해 2분기 30.6%로 3년여 동안 2.9%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비은행권 대출 비중은 21.0%에서 19.9%로 1.1%포인트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나 소득 수준이 높은 30대 이하 차주들이 대거 은행을 통한 대출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60대 이상 고령층의 대출 비중은 비은행권에서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60대 이상 차주들의 은행권 대출 비중은 2016년 13.7%에서 올해 2분기 14.4%로 0.7%포인트 늘어난 데 비해 같은 기간 비은행권 대출 비중은 20.4%에서 24.8%로 4.4%포인트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