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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IB들, 한국 성장률 일제히 하향 조정…실물경제-증시 괴리 계속

해외 투자은행들이 일제히 한국의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이 성장률 전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씨티,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JP모건, HSBC, 노무라, UBS 등 해외 IB 9곳이 전망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평균 -1.4%다.

8월 말에 제시한 -0.9%보다 0.5%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8월 말에 유일하게 플러스(+0.3%) 성장률 전망을 내놨던 HSBC는 9월 말에는 -1.2%로 1.5%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씨티(-0.7%→ -1.8%)도 1%포인트 넘게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았다.

이밖에 바클레이즈(-1.0%→ -1.5%)와 골드만삭스(-1.2%→ -1.6%), JP모건(-0.6%→ -1.5%), 노무라(-0.5%→ -0.6%) 등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고, BoA-ML(-0.8%)과 크레디트스위스(-1.9%), UBS(-2.0%) 등 세 곳은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이들 9개 IB는 2021년 한국의 성장률도 기존 3.5%에서 3.2%로 조정했다.

증시

◆ 세계경제 성장률과 비교시 선방

주요 IB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지만 세계 경제와 비교시에는 선방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이들 IB가 내다본 올해 전체 세계경제 성장률 -3.8%보다 높다. 미국(-3.9%)과 유로존(-7.3%), 일본(-5.6%) 등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한국보다는 낮았다.

◆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은 일제시 상향...실물경제 괴리 움직임 계속된다

앞서 주요 IB들은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치는 상향한 바 있다.

지난 8월 글로벌 IB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종전 2,300에서 2,600으로 상향 조정했다. 맥쿼리증권 역시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2,200에서 2,400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HSBC는 지난 7월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실물 경제와 증시가 따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이들 간의 괴리감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경제 펀더멘털은 최악인데 실물의 거울인 증시가 펄펄 끓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말한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증시와 실물경제 간의 괴리가 계속 커지는 만큼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탈)이 좋아지지 않으면 시장 조정 과정이 깊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한국경제, 평타쳐도 내년 2%대 성장

한편 내년 한국경제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경제성장률을 분석할 때 코로나19가 나쁘면 0%대 성장률까지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21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는 신 개발이 진전되고 봉쇄가 완화되는 '좋음(Good)' 시나리오에서는 내년 성장률을 3.6%(올해 -0.9%)로 예상했으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국지적인 감염은 지속)되는 '기본(Base)' 시나리오에서는 내년 성장률을 2.7%(올해 -1.1%)로 전망했다.

올겨울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발생하는 '나쁨(Bad)' 시나리오에서는 내년 경제 성장률을 0.2%(올해 -1.8%)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