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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바이든 '우크라 스캔들' 공세…바이든 아들 이메일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 이슈로 공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아이오와 디모인 유세 시작부터 바이든 후보 부패 의혹을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은 지난주 대선 후보 토론에서 자신의 아들이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이제 그 말은 완전히 거짓말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은 대통령 선거를 치를 자격이 없는 부패한 정치인"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날 뉴욕포스트의 보도가 발단이 됐다.

뉴욕포스트는 헌트 바이든의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에서 헌터 바이든과 그가 이사로 재직했던 부리스마 측 인사 `바딤 포즈하르스키이'(Vadym Pozharskyi)와의 이메일을 확보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 컴퓨터는 트럼프 측 인사들을 통해 뉴욕포스트에 전해졌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객관성 등을 이유로 뉴욕포스트의 보도에 대한 링크를 차단하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뉴욕포스트 "바이든 만남 기회 줘 감사" 이메일 확보

뉴욕포스트는 14일 부리스마 이사회에서 자문역할을 했던 포즈하르스키이가 당시 부리스마의 이사로 재직했던 헌터 바이든에게 2015년 4월 7일 보낸 이메일이라며 내용을 공개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포즈하르스키이는 이메일에서 "나를 (워싱턴) DC에 초대해주고 또 당신의 부친(조 바이든)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낼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뉴욕포스트는 이 같은 이메일은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기업인을 부친인 조 바이든에게 어떻게 소개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AFP통신은 그 만남이 언제로 잡혔었는지, 실제 만남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명확한 표시가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포스트는 또 헌터 바이든이 부리스마에 몸을 담은 직후인 2014년 5월 12일 포즈하르스키이가 헌터 바이든의 사업 파트너(Devon Archer)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크라이나의 권력자가 금품수수를 위해 "공격적으로 접근해오고 있다"면서 헌터 바이든에게 영향력 행사를 위한 조언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캠프는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 재임 당시인 2016년 아들이 몸담은 부리스마에 대한 수사를 저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검찰에 대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뉴욕포스트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포즈하르스키이가 헌터 바이든에게 감사를 표시한 이후 8개월도 안 돼 바이든 후보가 당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10억달러의 대출을 고리로 부리스마에 대한 수사를 주도했던 빅토르 쇼킨 당시 검찰총장의 해임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쇼킨 총장은 2016년 3월 실제 해임됐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2018년 미국 외교협회(CFR) 행사에서 "그를 해임하지 않으면 그 돈(대출)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언급을 자신이 했다고 공개했다. 바이든 후보는 그러나 해임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서는 유럽연합(EU)도 공유하고 있는 '부패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메일 발견 어떻게? …수리점에 맡겨진 컴퓨터, 루디 줄리아니 제보

뉴욕포스트는 이메일 등을 확보한 컴퓨터(맥북 프로 노트북)는 델라웨어주의 한 컴퓨터 수리점에 지난해 4월 맡겨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컴퓨터를 맡긴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고 이에 수리점 주인이 하드웨어를 복사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측에 맡겼고, 원본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거해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측 중 한 명인 스티브 배넌이 이 하드웨어의 존재 사실을 지난달 말 뉴욕포스트에 알렸고, 지난 11일 줄리아니 전 시장이 뉴욕포스트에 하드웨어를 전달했다.

컴퓨터를 맡긴 인사가 정확히 누구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컴퓨터에는 지난 2015년 뇌종양으로 사망한 아들 보 바이든의 이름을 본떠 만든 '보 바이든 재단'의 스티커가 붙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바이든 캠프는 "당시 바이든 후보의 일정을 검토해봤다. 뉴욕포스트가 주장한 그런 만남은 없었다"면서 포즈하르스키이와의 회동을 부인했다.

바이든 후보는 그동안 "나는 나의 아들의 해외 비즈니스와 관련해 아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줄곧 부인해왔다.

▲뉴욕포스트 링크, 페이스북·트위터 차단…‘검열’이라며 공화당 측 강력 비판

바이든 캠프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한편,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각각 객관성과 보도 출처에 대한 의문 등을 근거로 뉴욕포스트 보도에 대한 링크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트위터는 해킹에 의해 입수된 개인정보를 유통해선 안 된다는 이유이며, 페이스북은 해당 콘텐트의 팩트체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강력히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졸린'(sleepy) 조 바이든과 그의 아들 헌터에 대한 뉴욕포스트의 '스모킹건' 이메일 내용을 없앤 것은 너무 끔찍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진영 인사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공화당의 조시 하울리(미주리) 상원의원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 뉴욕포스트의 보도에 대해 "대선 후보(바이든)의 비윤리적 활동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페이스북이 해당 보도를 차단한 것은 "당파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도 트위터의 잭 도시 CEO에게 서한을 보내 "다른 후보를 비판하는 출처가 취약한 보도를 허용해온 점에 비춰볼 때 트위터의 검열은 매우 위선적"이라고 비판했다.

뉴욕포스트도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조치에 대해 "그 누구도 기사의 객관성을 반박하지 않았다"면서 사설을 통해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미디어 플랫폼이 아니다. 그들은 선전 도구"라고 공격했다.

뉴욕포스트 역시 "거대 테크기업의 쿠데타이자 디지털 내전"이라며 "대형 대선 주자의 부패 의혹을 담은 기사를 게재할 수 없다니, 뉴스를 검열하려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법무부가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유해한 행도에 대한 조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